안철수, 정운찬 전 총리 영입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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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중도개혁 성향의 명망가 영입에 나섰다. 신당 합류를 선언하고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의원들과 별개로 외부 ‘중도혁신’ 세력의 결집이 안철수 신당의 성패를 좌우할 열쇠라고 판단해서라고 측근들은 설명했다.

안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23일 “안 의원이 정 전 총리를 포함해 중도개혁 인사들을 직접 찾아가거나 매일 전화를 걸어 신당 합류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 의원의 노력에 구애 대상 인사들 중 일부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신당의 영입대상 1순위로 꼽히는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재벌기업 개혁' 관련 토론회에 모습을 보였다. 정 전 총리는 ‘안 의원으로부터 참여 요청을 받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해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신당 합류 여부에 대해선 “아직 생각을 안 해봤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와 같은 토론회에 참석한 고려대 장하성 교수도 영입 대상 리스트에 올랐다. 장 교수는 2012년 대선 때 안철수 캠프의 국민정책본부장을 지냈고 안 의원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 소장을 지냈다. 장 교수는 이날 “정치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갈등ㆍ대립ㆍ불공정ㆍ불평등이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안철수든 김철수든 문철수든 세상을 더 낫게 바꾸겠다면 당연히 학자로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정책 협조를 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오랜 친구인데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장 교수는 ‘안철수 신당’에 대해 “지난 20년간 한국 정치가 양당 구조로 지속되면서 한때 세상 변화의 중심 세력으로 여겼던 386ㆍ586 세대까지 완전히 기득권화 됐는데, 이번에 정치 구도의 변화가 오면 한국 정치계에 새로운 구조 변혁이 있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민의 삶 속에 뛰어드는, 특히 젊은 세대의 분노를 달래주는 그런 정치를 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본다"고도 했다.

토론회를 같이 한 새정치연합 박영선 의원은 신당 합류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안 의원으로부터 연락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한때 안 의원의 멘토 역할을 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이날 "합류할 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효식ㆍ이지상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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