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한국산 T-50 인도네시아서 추락…미국 수출 영향 없나

중앙일보

입력

인도네시아 공군이 운용중인 한국산 T-50 고등훈련기 한 대가 20일 현지에서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숨졌다고 인도네시아 공군 당국이 밝혔다. 드위 바다르만토 인도네시아 공군 대변인은 “욕카자르타에서 열린 에어쇼에 참여한 T-50이 공항 인근 주택가에 추락했다”며 “조종사들 외에 지상에선 다행히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추락원인과 관련 바다르만토 대변인은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언급을 피했다. 항공기 사고의 경우 조종사와의 교신내용과 항공기 운항 기록이 담겨있는 블랙박스 등의 분석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전문가들의 정밀 조사가 끝나야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고는 고난도의 기동을 하는 특수비행팀의 곡예비행중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11년부터 인도네시아에 T-50 16대를 수출했으며, 인도네시아는 이 가운데 8대를 특수비행팀 ‘블루이글’의 곡예비행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한국 공군도 T-50을 개조해 특수비행팀에서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체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필요할 경우 사고원인 조사에 적극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AI가 미국의 록히드마틴의 기술지원으로 개발한 T-50은 초음속을 낼 수 있는 유일한 훈련기로,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이라크와 필리핀, 태국 등에 56대를 수출했다. KAI는 2017년 기종을 선정하는 미국의 고등훈련기 교체(T-X)사업에 도전장을 내고 지난 지난 17일 출정식을 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조종사의 실수가 아닌 기체결함으로 발생했을 경우 T-X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KAI 관계자는 “사고 원인과 관련해 뭐라고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훈련기를 경공격기(FA-50)로 전환해 사용할 만큼 현재까지 가장 안정적인 훈련기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