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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5천억 ~ 1조 확대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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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가 추가 경기 부양에 나섰다. 경제의 근간인 생산.소비.투자가 199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실물 경기가 예상보다 급격히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면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80년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27일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청와대에서 긴급 경제장관 간담회를 열고 경기 급랭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 회의에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4조2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5천억~1조원 정도 더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사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 변화를 포함해 투자 심리 회복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가 없이 임시적인 경기 부양책만으론 하반기 경기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5월 중 산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경기 침체가 심각한 단계에 들어섰다. 화물연대 파업과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 겹치면서 산업 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줄어들었다.

산업 생산 감소는 지난해 2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소비와 투자의 부진은 더 심각했다. 도소매 판매는 4.6%가 감소해 4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3월(3%)과 4월(-4.3%)에 이어 4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감소폭도 커지고 있다. 설비투자는 4월(-4.6%)의 두 배에 가까운 8.9%가 줄었다.

실물 경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건설 경기도 나빠지고 있다. 건설교통부가 집계한 5월 건축허가 면적은 1천56만㎡(3백19만평)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4백만㎡)에 비해 27.6% 감소했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이다.

한편 경상수지는 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은 이날 5월 경상수지가 11억8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 들어 5월까지의 누적 경상수지는 9억달러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송상훈.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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