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1258명이 만든 이웃 1000명 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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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을 소재로 동화책을 펴낸 수완중 학생과 주민들이 14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사진 광주시 광산구]

 크레파스로 그린 환한 표정의 가면을 쓰고 주변에 작은 도움을 건네는 주민들. 그리고 그들의 평범한 일상. 광주광역시 수완중 학생들이 펴낸 동화책 『아름다운 알음』 속 이웃들 모습이다. 동화는 열한 번째 생일을 맞은 주인공 수완이가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면 1년 내내 가정에 행복의 웃음꽃이 피어날 거예요’라고 적힌 쪽지를 받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수완이는 하루 동안 이웃을 돕거나 배려하는 11명의 주민을 만난다. 그러면서 자신의 주변에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광주 수완중 전교생이 주민 인터뷰
동화책 『아름다운 알음』 펴내

 동화에 등장하는 11명은 실제 광주시 광산구 수완지구 주민들이다. 수완중 1~3학년 전교생 1258명이 지난 3월부터 주민 1000여 명을 인터뷰했다. 이후 전교생이 모아온 사연들을 3학년 최욱미(15)양 등 6명이 책으로 꾸몄다. 이들은 회의를 거쳐 남을 배려하는 사람, 이웃을 돕는 사람, 늘 웃음을 짓는 사람 등 11명의 주민을 꼽았다. 이어 이들의 일상 속 모습을 보충 취재한 뒤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곁들이며 동화책을 완성했다.

 병원에서 4년째 기타 공연 봉사활동을 하는 50대 주부, 주민들을 위해 도서관 건물을 공짜로 임대해준 마트 주인, 외국인 근로자들을 무료로 진료하는 치과 의사, 7년간 130여 차례 헌혈을 한 회사원 등 실제 수완동 주민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동화에 담겼다. 학생들은 “동화책을 만들면서 마을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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