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차단기 연 2600만대 만드는데 공장엔 근무자 찾기 힘들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기사 이미지

LS산전의 스마트 공장 내에서 포장로봇이 완제품을 품목별로 분류해 포장하고 있다. [사진 LS산전]

충북 청주 송정동 LS산전 청주 1사업장 내 저압차단기 생산 라인. 한해 2600만 대의 산업용 차단기를 생산하는 이곳에서 근무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근무자는 라인 당 2명뿐이다. 깨끗하게 정돈된 공장 내부에는 대신 청색 테이프를 닮은 궤도를 따라 무인 운반차(AGV)들이 쉼 없이 움직인다. 바쁘게 움직이는 AGV들을 지나 공장 한 켠에는 카메라 플래쉬처럼 수시로 번쩍이는 불빛이 보인다. 완제품에 조명을 비춰 품질을 검사하는 또 다른 로봇이다. 생산공정은 모두 자동화 돼 있다. 공장 내 직원들은 모니터를 보며 생산현황을 체크하는 게 업무의 대부분이다.

LS산전 청주 ‘스마트 공장’
설비 자동화로 생산성 향상

 전력·자동화 분야 대표 기업인 LS산전이 자사의 청주 1사업장 내에 구축한 ‘스마트 공장’이 높은 생산성과 품질로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트 공장’이란 생산시설에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이를 자동화·지능화한 것을 말한다. LS산전은 2010년부터 4년의 시간과 205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스마트 공장을 구축했다. 15일 LS산전에 따르면 청주 1사업장은 무인운반차가 자동으로 원료를 실어 나르고 생산도 거의 대부분 자동으로 이뤄진다. 무인운반차가 옮긴 완제품을 포장하는 역시 100% 자동화돼 있다.

 스마트 공장을 구축한 뒤 생산성은 큰 폭으로 뛰어오르고 불량률은 크게 낮아졌다. 주력인 저압차단기 라인에선 총 38가지 제품이 생산되는데 하루 생산량이 기존 7500대에서 최근 2만 대로 늘었다. 설비 대기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서 생산성은 60% 이상 향상된 것으로 LS산전은 보고 있다.

 제품 불량률은 기존 368PPM(완제품 100만개 당 368개가 불량이란 의미)에서 최근 27PPM으로 낮아졌다.

 LS산전 측은 “글로벌 유수의 스마트 공장과 비교할 때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공장 근무자도 과거 각 라인당 6명에서 지금은 2명으로 줄었다. 남은 인력은 신규 사업 라인에 재배치 됐다. 불량률을 낮춘 데에는 실시간으로 생산 관련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자동분석한 덕분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각 공정마다 자동화 기기인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가 설치돼 있다. PLC는 하루 평균 50만 건의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생산관리시스템인 MES로 보낸다. 자재 발주 역시 예상 제품 수요에 맞춰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수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