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비즈스토리]"1157만 달러짜리 SW, 공개된 소스로 만들었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3면

기사 이미지

양현철 커미터는 SW 마에스트로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멘토와 함께 발전시켜 약 138
억원 가치의 UrQA를 개발했다. [사진 미래창조 과학부]

안드로이드 앱에서 버그를 분석해 알려주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UrQA’는 오픈소스 분석 포털인 오픈허브넷(OpenHub.net)에서 1157만 달러(약 138억원)의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SW 마에스트로 과정

이 같은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는 UrQA의 개발자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제3기 SW 마에스트로 과정을 수료한 양현철 커미터(오픈소스 코드를 제공하는 개발자들을 이끌고 이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커뮤니티 내의 리더 개발자)다. ‘SW 마에스트로 과정’은 SW 개발 역량과 창의력을 지닌 연수생을 선발, SW 현장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단이 노하우를 전수함으로써 SW 고급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UrQA는 양 커미터가 SW 마에스트로 과정 중에 나온 아이디어를 멘토와 함께 발전시킨 것이다. 현재 국내외 400여 개 기업에서 사용 중이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양 커미터는 “안드로이드 앱은 개발자가 구글플레이에 배포하고 나면 오류정보 수집이 쉽지 않음을 발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아이디어가 UrQA다”고 개발 과정을 설명했다.

오픈소스 시장, 2018년 820억원 예상

전문가 멘토단이 아이디어 실현 도와

오픈소스는 세계 SW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오픈소스란 컴퓨터 소스코드를 공개해 누구나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개방형 SW로 전 세계의 모든 개발자가 자유롭게 다양한 형태로 개발·가공할 수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개발비용 절감, 효율적 업무환경 구현, 특정 벤더에 대한 종속성 탈피라는 점에서 SW 생태계에 큰 의미를 갖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오픈소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오픈소스 활용에는 익숙하지만 오픈소스 개발·공개 활동은 미비하다. 오픈소스의 잠재적 가치를 평가하기보다 당장의 상업적 가치가 적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다. UrQA는 이런 상황 속에서 탄생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기사 이미지

UrQA와 유사한 글로벌 서비스가 대부분 유료인 것과 달리 UrQA는 오픈소스 SW이므로 아직 무료다. UrQA가 무료 제공됨으로써 관련 기업은 연간 10억~2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양 커미터는 “UrQA는 정부 공개소프트웨어 사업을 통해 지원을 받고 있고, 함께 개발한 커미터들도 이윤보다 자부심으로 운영하다보니 유료화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UrQA 같은 오픈소스는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다른 오픈소스 SW 창출이라는 잠재적 가치까지 얻을 수 있어 SW시장에 큰 효과를 끼칠 수 있다. 2012년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공개 SW백서’에서는 오픈소스의 경제적 효과를 약 27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15년 공개SW 개발지원사업 안내서’에서는 지난해 국내 오픈소스시장 규모를 약 548억원으로 추정하고 2018년에는 약 82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현철 커미터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오픈소스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하려면 정책적 지원을 통해 국내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확대되도록 하고 SW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커미터들은 단순한 개발자를 넘어 프로젝트 방향성이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춰야 한다. SW 마에스트로 과정은 이런 점을 충족시켜줘 대한민국이 오픈소스 강국으로 가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이다”고 말했다.

김승수 객원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