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화재 임병모 부장은 대리운전 기사의 보험 민원이 늘어나는데 주목했다. 직접 찾아가 대리운전 기사들을 만나보니 잦은 보험료 인상, 일부 악덕업주의 보험료 횡령 의혹 등 문제점이 많았다. 임 부장은 금융감독원에 문제점과 대안을 전했고, 금감원은 이를 토대로 현장점검과 심층분석을 통해 올 8월 ‘대리운전 관련 보험서비스 개선방안’을 내놨다. 대리운전보험의 급격한 보험료 인상을 막고, 대리운전자가 자신이 납부한 보험료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또 무보험 대리운전 기사가 낸 사고를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착한 금융’을 실천한 금융인 39명과 금융회사 7곳이 포상을 받았다. 1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민생침해 5대 금융악 척결 및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유공자 시상식에서다. 개인신용평가회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의 최척 차장은 임병모 부장과 함께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부문 개인 수상자로 선정됐다. 최 차장은 금융회사의 불합리한 신용평가 관행 개선에 기여했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한도를 소진해도 신용등급을 낮추지 못하도록 했고, 서민금융 성실상환자에 대해서는 신용평가 때 가점을 주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민생침해 5대 금융악 근절 부문의 개인수상자는 농협중앙회 송재철 차장, 신한은행 김종헌 차장, KB국민은행 김용훈 과장이다. 이들은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금융사기 근절을 위한 실무자협의회 멤버로 매주 한 번 이상 회의를 열어 피해사례를 공유하고 맞춤형 예방대책을 마련했다. 기관수상자는 KEB하나은행과 농협중앙회다. 이 두 곳은 보이스피싱·대포통장 사기를 막는데 앞장섰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앞으로도 국민이 금융개혁을 체감할 수 있도록 사소하지만 성가신 관행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춰달라”며 “전심전력을 다해 꾸준히 정진하면 목표를 이룬다는 뜻의 ‘금석위개(金石爲開)’ 자세로 매진하자”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