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블랙프라이데이 '남자' 주도 첫 확인…건수 1위는 알리익스프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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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처음으로 남성의 해외직구(직접구매) 이용이 여성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신한카드가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중 3일(11월 27일~29일)간 이용고객 6만2000여 명의 신용카드 결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중 절반이 넘는 50.6%(약 3만1400명)가 남자로 2년 전보다 111%포인트 해외직구가 늘었다. 이와 달리 여성 고객은 같은 기간 60%에 이르던 이용 비중이 올해 49.4%로 줄었다.

해외직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면서 블랙프라이데이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 신한카드 고객이 결제한 규모(예상치)는 약 126억원이다. 지난해(99억8900만원)에 비해 25% 이상 늘었다. 이정은 신한카드 빅데이터 트렌드 연구소 연구원은 “이 수치는 연간 해외직구 전체 매출의 5%를 차지한다”며 “상당수 소비자가 평소보다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는 블랙프라이데이를 기다렸다가 쇼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 이용자가 늘면서 소비 성향도 바뀌고 있다. 그동안 고객 지갑이 가장 많이 열리는 업종은 의류와 건강제품이었다. 지난해 이용건수가 가장 많은 상위 20개 업종 중 절반이 의류였다. 또 비타민 등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는 아이허브는 3년 연속 이용건수 1위 사이트로 꼽혔다. 그러나 올해엔 알리익스프레스·아마존 등 의류뿐 아니라 전자제품이나 IT기기를 판매하는 종합쇼핑몰이 눈에 띄게 인기를 끌었다. 특히 남성 고객이 가장 많이 이용한 사이트가 알리익스프레스다. 이곳은 중국의 알리바바가 운용하는 온라인 종합쇼핑몰이다. 이정은 연구원은 “평소에도 저렴하게 판매했던 물건을 블랙프라이데이 때 할인에 나섰고, 무료 국제 배송을 내세워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 교수는 “스마트폰 등 IT기기를 이용해 손쉽게 쇼핑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남성 소비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TV·컴퓨터 등 전자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특정할인 기간엔 남자도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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