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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예수의 마지막 일주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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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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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습니다
정진석 추기경 지음
가톨릭출판사
360쪽, 1만4000원

‘예수의 마지막 일주일’은 복음서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대목이다. 그리스도교를 관통하는 핵심적 메시지와 십자가에 자신을 던져서 세상을 구하는 거대한 스토리가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정진석 추기경은 서울대 공대를 다니다 한국전쟁을 겪은 뒤 신학생이 되었다. 공학도 출신답게 ‘마지막 일주일’을 풀어내는 방식은 논리적이고 입체적이다.

 유대인들은 체면을 엄격하게 지켰기 때문에 사형수의 속옷을 벗기지 않았다. 반면 로마인들은 속옷까지 벗겨서 처형했다고 한다. 당대 문헌과 관습을 통해 이를 확인한 추기경은 “예수님은 로마 군사에 의해 십자가에 못 박혔기 때문에 옷이 전부 벗겨진 채 십자가에 못박히셨을 것”이라고 말한다. 무한히 처절하고, 무한히 적나라한 광경이다. 이런 풀이로 인해 ‘나의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라는 예수의 마지막 말이 얼마나 ‘남김 없는 한 마디’였는지 묵상케 된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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