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똑똑한 사람들이 트럼프의 막말에 열광하는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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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국인들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주자의 음모론에 열광하는 것일까.

워싱턴포스트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인기 고공 행진에 대해 “그의 음모론이 미국인들의 속마음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트럼프는 그간 “2001년 9.11 테러 당시 미국 내 무슬림 수천 명이 환호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가 미국이 아니다” 등의 다양한 음모론을 제기해왔다.

심리학자들은 “근거 없는 음모론은 정치적인 성향이 더 뚜렷한 사람들에게 잘 먹히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조안 밀러 미네소타 교수는 최근 실시한 연구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해냈다. 밀러 교수는 “보수든 진보든 정치 성향이 뚜렷한 사람들은 음모론이 사실이라고 믿는 경향이 크다”면서 “특히 정치에 대한 지식이 많은 공화당 지지 세력일수록 이 같은 성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내가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믿으려고 하는 인간의 본능”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밀러 교수는 “진보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은 상대적으로 음모론에 관심을 덜 보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이미 백악관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음모론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이유 외에도 심리학자들은 “공화당 지지자들은 사회의 불확실성을 유난히 싫어하기 때문에 음모론에 쉽게 빠진다”고 설명한다. 불확실하고도 복잡한 정치 요소들이 음모론 하나로 깔끔하게 해결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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