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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원정도박 의혹 … 이르면 이번주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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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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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팀 한신 타이거스 소속 투수 오승환(34·사진) 선수가 해외에서 원정도박을 한 의혹과 관련해 조만간 검찰 조사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마카오 카지노에서 억대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오씨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하고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이다. 오씨는 이번 주 중 검찰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마카오 정킷방서 억대 도박 혐의
오 측 “검찰에 협조, 의혹 벗을 것”
메이저리그 진출에 걸림돌 될 듯

 검찰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해 광주송정리파 행동대장 출신 이모(39·구속 기소)씨가 운영하는 마카오의 한 호텔 카지노 정킷방(카지노 VIP룸을 빌려 개설한 도박장)에서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오씨를 비롯해 프로야구 선수들이 도박을 할 수 있게 시설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받아 냈다. 이씨는 마카오의 카지노에서 ‘경성방’이라는 이름의 정킷방을 운영하며 프로 선수·연예인 등 유명 인사, 중견기업인 등에게 수백억원대 도박을 하도록 장소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오씨는 변호인을 통해 “빨리 의혹에서 벗어나고 싶다. 검찰에 출석하면 한 점 의혹 없이 사실대로 진술하고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오씨의 도박액수가 이미 기소된 기업인 등과 비교할 때 크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불구속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앞서 검찰은 마카오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39)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임씨는 검찰 조사에서 “4000만원가량 도박을 했다”고 일부 혐의를 시인한 상태다.

 한편 오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구원 부문 1위에 올랐다. 올해 한신과의 2년 계약이 끝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이에 한신은 오씨를 잔류시키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구단 측 고위 관계자는 “오프시즌 전력 보강을 위해서는 오씨의 잔류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신은 오씨의 잔류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지난달 30일 일단 오씨를 계약 보류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신 요쓰후시 사장이 오씨에게 “연말까지 기다릴 수 없다. 12월 중순까지 (재계약에 대한) 결론을 내달라”고 거취에 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또 새로 지휘봉을 잡은 가네모토 감독은 지난 5일 “오씨를 마무리로 생각하고 있다. 만날 수 있다면 직접 만나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구단 사이에서 고심 중인 오씨의 진로에 불법도박 혐의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영입을 검토하는 팀 입장에선 수사 여부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일본 닛칸스포츠도 “(오씨의 도박설이) 한신을 강타했다. 한신의 대응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김식·이유정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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