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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울린 ‘수퍼마리오’ “필요하면 추가부양책”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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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호 18면

마리오 드라기 (68·사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4일 (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필요하면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했다. 다분히 전날 발표한 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실망을 의식한 발언이다.


ECB는 전날 예금금리를 -0.3%로 0.1%포인트 내리고 양적 완화를 6개월 연장키로 했다. 보다 공격적인 부양책을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했다. 바주카포를 기대했는데 물총을 들고 나왔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유럽의 주가와 채권값은 급락세를 보였고 뉴욕증시는 1% 이상 하락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떨어졌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난 드라기 총재는 라사피엔차대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피렌체대 교수, 세계은행 이사, 골드먼삭스 부회장 등을 거쳐 이탈리아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하고 2011년 ECB 수장이 됐다. 재무장관으로 일할 때 공공부문 개혁과·민영화 등을 통해 재정적자 위기에 빠진 이탈리아를 구했다는 평을 받으며 ‘수퍼 마리오’라는 별명을 얻었다.


드라기는 ‘양치기 소년’이란 명예롭지 못한 별명도 가지고 있다. 남유럽 위기 당시 “유로존을 구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 믿어달라”고 반복적으로 말했지만 실효성 있는 조치를 내놓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드라기의 4일 발언도 양치기 소년의 허언으로 결론이 날 것인가. 그가 그저 입으로만 서비스하는 것인지, 실제 필요할 때 말대로 강력하고 적절한 조치를 내놓을지 시장은 지켜보고 있다.


염태정 기자 yo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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