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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초록 촉촉, 그린 인테리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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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로 집 꾸미는 3040 … 개성 있는 다육식물 많이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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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실내 그린 인테리어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다양한 다육식물들. 다육식물은 뿌리 외에 줄기나 잎에 수분을 저장하는 식물이다. 선인장은 대표적인 다육식물이다. [사진 마이 알레]

바닥·벽지 색과 비슷한 톤의 식물로
침실엔 다육식물, 아이 방엔 로즈메리
화분은 모던한 무채색으로 통일하면 세련

오전 6시. 잠에서 깨자 목이 따끔거린다. 콧속도 바짝 말라있다. 본격적인 추위와 함께 시작된 겨울이 건조해진 집안 공기에서 느껴진다. ‘가습기를 꺼낼까’ 생각하다 관리를 제대로 못 하면 오히려 건강에 안 좋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둔다. 시원하게 보였던 흰색 계통의 인테리어도 이젠 춥게 느껴진다. 겨울철 건조하고 답답해진 실내 공기와 썰렁한 인테리어를 해결하는 방법은 없을까. 방법이 있다. 바로 식물이다.

 식물은 겨울철 실내 공기를 정화하고 습도 조절을 해주는 ‘천연 가습기’다. 최근엔 그 이상이다.

최근 가드닝은 30~40대 여성들 사이에서 트렌드로 뜨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식물은 최근 몇 년간 유행하고 있는 자연 친화적인 북유럽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돋보이게 하는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한다.

 과거엔 식물을 키우는 것 자체가 목적인 경우가 많아 그 화분이 집안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엔 달라졌다. 요즘 식물을 집에 들여놓는 사람들은 인테리어 효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명 ‘그린 인테리어’다. 정원에서 했던 가드닝(조경)을 집안에서 한다고 해 ‘인도어 가드닝’(indoor gardening)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난 8월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뒤편에 문을 연 가드닝 콘셉트 공간 ‘퀸마마마켓’이나 과천의 라이프 스타일 농장 ‘마이 알레’는 그린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핫 플레이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4층 건물인 퀸마마마켓에서는 식물로 둘러싸인 모던한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역시 그린 인테리어로 유명한 마이 알레는 유기농 채소를 이용한 요리와 음료를 즐길 수 있어 나들이 장소로도 인기를 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도 80평 규모의 매장을 열었다. 두 매장은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윤한희와 우영미 자매가 각각 운영하는 곳으로 꽃과 식물로 매장을 멋지게 꾸몄다. 식물도 판매하고 키우는 방법도 알려준다.

 그린 인테리어가 붐을 이루며 인기 있는 식물의 종류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신사동 플라워숍 ‘티그라스’의 임지연 실장은 “5~6년 전만 해도 커다란 산세비에리아를 홈쇼핑에서 대량으로 팔았지만 요즘 그런 건 별로 찾는 사람이 없다”며 “큰 식물로는 잎이 큰 알로카시아나 극락조가, 작은 화분으로는 특이한 모양 때문에 이국적인 분위기가 나는 다육식물이 인기”라고 말했다.

 그린 인테리어를 할 때는 어디에 식물을 놓을지, 그곳의 가구나 바닥, 벽지와 어울릴지, 어떤 방식으로 놓을지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주부 김인혜(39·강남구 삼성동)씨는 최근 화분 몇 개를 들여놓을 생각에 집 근처 화원에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 김씨는 “아무거나 사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갔는데 집 인테리어를 고려해야 한다는 직원의 말에 식물 놓을 자리를 살펴보고 다시 사러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각 디자이너 출신으로 가드닝업체 ‘베란다 레시피’를 운영하고 있는 김대희 공동대표는 “먼저 식물을 놓을 공간을 정하고 그 공간에 잘 어우러질 수 있는 형태와 특성을 가진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식물을 결정했다면 그다음으로 중요한 건 식물을 어떻게 배치하느냐다. 패션 디자이너 윤한희 대표는 “그린 인테리어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식물이 주는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도록 연출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기 위해선 화려한 색감이나 큰 무늬가 있는 화분보다 무채색의 모던한 느낌의 화분으로 통일해 사용하면 공간이 세련돼진다.

거실엔 키 큰 고무나무, 부엌엔 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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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 식물을 놓을 땐 식물의 크기와 색을 먼저 정한다. 벽지나 바닥의 색이 밝으면 잎의 색 또한 밝은 식물로, 어두운 톤이라면 줄기와 잎 색이 짙은 것을 놓아야 잘 어울린다. 공기 정화와 가습 효과까지 노린다면 키가 150cm 정도 되는 식물을 1~2개 정도 놓아야 한다.

 플로리스트 겸 가드너 임지연 실장은 “알로카시아나 극락조, 고무나무가 디자인적으로도 선이 잘 살아있고 잎이 커 공기 정화 효과와 인테리어 효과를 모두 볼 수 있다”며 “잎이 두꺼운 식물은 수분이 많이 발생해 습도 조절뿐 아니라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전자파 차단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한희 대표는 크로톤, 남천, 페페로미아를 추천했다.

 여러 가지 식물을 함께 놓을 때는 식물마다 잎의 색이 다 다르니 같은 녹색이어도 서로 어울리는 것을 골라야 한다. 임 실장은 실내가 화이트 등 밝은 톤으로 꾸며져 있을 땐 벵골 고무나무를, 어두울 땐 떡갈 고무나무를 추천했다.

 안방에는 가습 효과와 인테리어 효과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다육식물이 좋다. 다육식물은 관리가 쉽고 모양이 특이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다육식물은 선인장이다. 윤 대표는 “다육식물은 밤에 산소를 배출해 공기를 정화하기 때문에 침실에 두면 좋다”며 “서로 어울리는 색과 모양의 다육식물을 골라 작은 화분에 담고, 그 화분을 2~3개 정도 모아 놓으면 인테리어 소품처럼 집안을 꾸며준다”고 말했다. 단 낮 동안에는 빛을 받을 수 있도록 해가 드는 창가에 꺼내둬야 한다. 물은 잎이 약간 쪼글쪼글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주는 게 좋다.

 아이 방의 경우는 눈에 보일 만큼 쑥쑥 자라는 식물이 좋다. 변화가 눈에 보여 아이의 흥미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생명을 돌보는 마음이 아이의 정서에 도움이 된다. 키가 잘 자라는 율마, 허브 식물 중엔 잎이 잘 나오는 타임이나 로즈메리가 적당하다.

 부엌이나 식탁에는 요리하면서 바로 식재료로 활용할 수 있는 향신 허브류 화분이 괜찮다. 실용적이고 분위기도 살릴 수 있다. 김 대표는 “단순한 관상용이 아니라 직접 먹는 요리에 넣는다는 점에서 가족 공통의 관심사가 될 수 있다”며 “겨울에도 잘 자라는 허브 식물로는 루콜라, 파슬리, 레몬밤을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독특한 그린 인테리어 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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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마마마켓
패션 디자이너 윤한희가 ‘도심 속 그린 라이프 문화공간’을 콘셉트로 만든 공간이다. 원예용품, 식기, 패션 매장이 있다. 온실 형태의 4층엔 연희동에서 유명한 커피 전문점 ‘매뉴팩트’가 들어와 있다.
○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46길 50
○ 문의: 070-4281-3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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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알레
패션 디자이너 우영미가 도산공원 인근에 열었던 가드닝 콘셉트 카페 ‘알레’가 과천으로 자리를 옮겨 확장한 곳이다. 카페와 원예용품, 야외용 가구, 리빙용품을 파는 라이프스타일 숍으로 구성됐다.
○ 주소: 경기도 과천시 삼부골 3로 17
○ 문의: 02-3678-9466, 9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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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하다 
특이한 다육식물과 동물 피규어 콘셉트의 화분등을 취급하는 곳으로 입소문이 났다. 온라인몰(gardenhada.com)과 서촌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한다.
○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11
○ 문의: 02-73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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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파마씨 
‘식물 실험실’이라는 콘셉트로 비커·플라스크 등 실험 도구에 식물을 심는 독특한 가드닝을 한다. 일본에서 그래픽 아트를 공부하고 일본과 자카르타에서 광고 디자이너로 일했던 이구름 대표가 운영한다.
○ 주소: www.slowpharmac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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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레시피 
허브 식물 중심의 씨앗과 실내 원예용품, 베란다 텃밭을 꾸밀 수 있는 DIY 세트 등을 판다. 시각 디자이너 출신의 김대희·최대일 대표가 운영한다. 세련된 디자인의 주방용품과 식기도 있다.
○ 주소: verandarecipe.com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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