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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폭력전 극단주의 악순환 막는 해답은 교육"

중앙일보

입력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중동 각지의 난민 캠프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총칼과 복수만 생각한다면 폭력적 극단주의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며 “분쟁지역 어린이들에게 증오가 아닌 화해를, 폭력이 아닌 대화를, 좌절이 아닌 희망의 꿈을 심어주는 일이야말로 오래도록 유지될 평화의 방벽을 세우는 것으로 그 해답이 바로 교육에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유네스코 창설 70주년을 맞아 본부를 방문해 한국 대통령으론 처음으로 한 특별연설에서 “세계시민교육을 더욱 확산하고 강화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네스코는 교육·과학·문화의 보급과 교류를 위해 설립된 유엔전문기구다. 22분간의 연설에서 일곱 차례의 박수를 받은 박 대통령은 “특정 국가가 야기하는 지역 불안정과 평화에 대한 위협은 국제사회 전체의 위협 요인”이라며 “북한의 핵 개발과 인권 문제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화통일로 나아가기 위해 제안한 남북 환경·민생·문화의 3대 통로 중 특히 문화의 통로는 민족 동질성 회복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족의 동질성을 높여간다면 이를 통해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와 관련, “객관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유네스코 기록 유산 제도가 이뤄지도록 유네스코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유네스코가 일본 하시마(端島·군함도)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정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지난 7월 등재된 하시마는 일제 강점기 당시 한국인들이 강제노역을 한 곳이다.
박 대통령은 또 ”‘전쟁은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화의 방벽(the defences of peace)을 세워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이라는 유네스코 헌장의 문구가 오늘날 세계인들에게 살아있는 메시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유네스코는 박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한·유네스코 자발적 기여에 관한 양해각서(MOU)’와 ‘청소년 발달 및 참여를 위한 국제무예센터 설립 협정’을 체결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이슬람국가(IS)의 테러로 9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타클랑 극장을 찾아 흰색 국화 꽃다발로 헌화한 뒤 두 손을 모은 채 한참 동안 묵념했다. 박 대통령은 현장을 안내하러 나온 한국계 입양아 출신 플뢰르 펠르랭 장관에게 “테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항상 프랑스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미국이 주도하는 ‘청정에너지 혁신미션’ 출범식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나 인사를 나눴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출범식에 1시간 여 늦게 나타나 만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45분간 기다리다 푸틴 대통령과의 한·러 정상회담 일정 때문에 행사장을 먼저 떠났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체코 프라하로 이동했다.

파리=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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