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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드 붙여 … 병원 세탁물 ‘오염 제로’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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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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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경기 안성 크린토피아 의료세탁물 전용공장에서 직원들이 세탁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바코드·RFID·에어살균샤워기 등을 통해 오염물질의 유출을 차단한다. [사진 크린토피아]

1992년 국내 최초로 세탁편의점 시스템을 도입한 크린토피아가 23년만에 의료용 세탁시장에 뛰어든다. 크린토피아는 경기도 안성에 건립한 ‘의료기관 세탁물 전용 공장’을 1일부터 가동한다고 지난 30일 발표했다. 주된 타깃은 대학병원 등 전국에 있는 병·의원이다.

크린토피아 ‘의료세탁 전용공장’
안성에 2만5000㎡ 국내 최대 규모
병·의원 세탁물 하루 50t 처리 가능
곰팡이·핏자국 등도 말끔히 제거

 크린토피아는 지난해부터 의료세탁 시장 진출을 구상했다. 그러다 올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확산하면서 사업 추진도 급물살을 탔다. 크린토피아 관계자는 “그동안 의료세탁 시장도 영세 업체가 대부분이라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관세탁물 관리규칙’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제대로 된 의료세탁 서비스를 출범하면 충분히 시장성이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1일 오픈하는 크린토피아 안성공장은 2만5000㎡(약 7500평) 면적으로 국내 최대 규모 세탁시설이다. 안성공장은 철저한 감염 방지를 운영의 제1 원칙으로 삼았다. 세계 1위 산업세탁장비 회사인 카네기서의 세탁설비가 설치돼 시간당 5t, 하루 50t(10시간 기준)의 의료세탁물의 처리가 가능하다. 삼성서울병원의 하루 세탁물량(약 15t)의 3배 수준이다. 입고되는 세탁물에는 모두 바코드 태그를 붙이며, 무선주파수인식(RFID) 시스템을 적용해 입출고를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이 때문에 같은 의료재단에서 운영하는 다른 병원의 세탁물이더라도 섞이지 않는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세탁물의 개수나 청구 요금도 실시간으로 확인 및 보고서 작성도 가능하다.

 이 공장에서는 출입하는 작업자들로 인한 오염문제도 원천 차단했다. 공장 출입구마다 에어커튼과 소독시설이 있고, 직원들은 손 세정제와 에어 살균 샤워기로 소독을 한 후 작업을 해야 한다.

 백정현 크린토피아 팀장은 “오염구역과 비오염구역에 있는 세탁불이 격리돼 있는 것은 물론이고, 사용하는 용기·카트·차량의 색상도 아예 분리돼 있어 공장 내 오염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강조했다. 크린토피아는 그동안의 세탁 노하우를 활용해 핏자국·곰팡이·황변 등 환자복에서 쉽게 발생하는 특수 오염도 깨끗하게 제거하는 기술을 안성공장에 적용했다.

 크린토피아 측은 “공장 내에 650t의 폐수처리시설을 지어 오염물질 유출을 막는 것은 물론 재활용수를 쓰지 않고 공장 인근의 풍부한 물을 사용해 세탁 품질도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크린토피아는 86년 설립된 의류 염색·가공업체 ‘보고실업’ 내 한 사업부로 출발했다. 보고실업은 울 섬유의 방축 가공 염색법(염색할 때 직물이 줄어들지 않게 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기업이다. 크린토피아는 92년 출범 이후 매장에서 세탁물을 수거해 지역별 거점에서 대량 세탁하는 ‘세탁편의점’ 시스템으로 인기를 끌었다. 사업 초기 ‘와이셔츠 한 벌 세탁비 500원’(현재는 990원)으로 입소문이 났다. 또 24시간 무인 운영이 가능한 ‘크린토피아+코인워시’는 밤에 활동하는 이른바 올빼미족의 인기를 끌었다. 크린토피아는 현재 234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세탁시장(의료 제외)에서 매출 점유율은 약 20%(추정치) 정도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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