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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대신 활 잡은 이순신 동상 최초로 세워졌다…얼굴은 온화한 선비형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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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향해 지휘봉 휘두르는 이순신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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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개되는 활을 찬 이순신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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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을 차고 있는 충무공 이순신 동상

칼 대신 활을 잡은 이순신 장군 동상이 처음으로 세워졌다.

해군은 27일 “경남 창원 해군사관학교 교육시설인 ‘통해관’ 앞 충무광장에서 충무공 이순신 동상 제막식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서 활을 든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세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특히 이순신 장군의 얼굴도 무인의 모습보다는 온화한 선비의 모습으로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을 만든 김영원 한국조각가협회 명예회장이 제작했다. 또 조용진 한국얼굴연구소장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이순신 장군의 얼굴과 복장, 무장, 전사(戰史) 등을 철저하게 고증했다.

청동 주물로 제작된 동상의 높이는 4.97m이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장수들이 입었던 두정갑(頭釘甲ㆍ놋쇠로 된 못을 박아 만든 갑옷)을 착용했다. 허리에는 조선시대 대표 전투용 도검인 환도(環刀)를 찼다. 또 왼손은 활을 들고 등에는 화살통을 멨다. 해군 당국자는 “화살통 안에는 크고 작은 화살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오른손은 ‘등채(지휘봉)’를 들고 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전체적으로 삼도수군을 지휘하는 모습이다.

이순신 장군의 표정도, 유성룡의 ‘징비록’에서 언급된 것처럼 온화한 선비 얼굴에 가깝게 묘사했다.

동상제작 자문위원인 이민웅(대령ㆍ이순신 평전 저자)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기존의 동상이 예술성과 상징성에 중점을 두고 제작됐다면 해군사관학교에 새로 건립된 이순신 동상은 거기에 역사성까지 더해 그 의미를 배가시킨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동상을 받치고 있는 좌대(座臺)는 임진왜란 당시 주력함선인 판옥선을 형상화했다. 좌대 앞엔 ‘忠武公 李舜臣 像(충무공 이순신 상)’이라고 쓰인 명판이, 후면에는 충무공의 생애 연표가 새겨졌다.

해군 당국자는 “좌대 밑단에는 당시 조선 수군의 첨단무기라 할 수 있는 천자총통 4문이 좌대의 네 모서리 방향에 위치하고, 그 앞으로 거북선이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동상 부분은 제외하고 좌대에서 지면까지 높이는 6.14m로 동상의 높이(4.97m)까지 합하면 11.11m다. 해군은 “해군 창설일이 11월11인데서 착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호섭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해군사관생도를 비롯한 모든 해군ㆍ해병대 장병들은 명예, 헌신, 용기를 실천한 충무공을 사표(師表)로 삼아 국민과 시대가 요구하는 더욱 용맹스럽고 충성스러운 충무공의 후예로 거듭나자”고 밝혔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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