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 군악대, 시각 장애인 학교 찾아 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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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3함대 장병들과 시각장애인 청소년들이 20일 오후 한 자리에서 아름다운 음악회를 열었다. 전남 영암군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은광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음악회에는 해군 3함대 군악대 장병과 은광학교 관악부 학생들이 함께 했다. 은광학교 학생과 졸업생 12명, 3함대 군악대 29명이 함께 펼친 무대에선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과 해럴드 월터스의 '인스턴트 콘서트'이 연주됐다. 해군 관계자는 "3함대 군악대는 2002년부터 재능 기부 형식으로 은광학교 관악부 학생들에게 매주 2시간씩 악기 연주를 가르치며 해마다 연말이면 합동 연주회를 열어왔다"고 말했다.

올해 연주회에는 은광학교 졸업생으로, 지금은 이 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김국준(36) 씨도 색소폰 연주자로 나섰다. 그는 3함대 군악대의 재능 기부가 시작된 2002년 관악부에서 해군 장병으로부터 악기 연주를 배웠다.

이날 연주회에서 선을 보인 합주는 두곡을 합쳐 6분에 불과했다. 하지만 6분의 연주를 위해 학생들과 장병들은 지난 5개월 동안 맹연습을 했다고 한다.

해군 관계자는 "3함대 군악대의 재능 기부로 은광학교 학생들의 음악 실력도 향상됐지만 장병들의 인성 교육 효과도 크다"며 "군악대원들 중에는 학생들의 열정에 감동받아 스스로 점자를 배우는 장병도 있다"고 전했다.

해군 3함대는 시각장애로 악보를 볼 수 없는 은광학교 학생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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