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스포츠] 최강희 전북 감독 "정상에서 안주하면 안 돼…다음 목표는 아시아 정상"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최강희 감독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연패를 이룬 전북 현대의 최강희(56) 감독이 우승 소회를 밝혔다. 다음 목표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었다.

최 감독은 18일 전북 완주군 전북현대모터스 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K리그 클래식 2연패 소감과 향후 팀 운영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전북은 지난 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해 승점 72점(22승6무8패)으로 우승을 조기에 확정했다. 지난 2005년부터 전북을 이끌었던 최 감독은 2009년과 2011년, 지난해에 이어 통산 네 번째 K리그 클래식 우승을 거뒀다. 최 감독은 "다른 해보다 올해 부담을 많이 갖고 있었다. 1위를 빨리 올라서면서부터 우승을 의식했다. 전체적인 큰 틀에서 보지 못했던 시즌이었고, 팀의 완성도를 높이지 못한 건 아쉬웠다"고 말했다.

조기 우승을 거뒀지만 전북은 올해 많은 고비를 넘어야 했다. 지난 7월엔 득점 선두를 달리던 외국인 공격수 에두가 팀을 떠났다. 중국 2부리그 허베이 종지로 이적한 에두의 공백을 메우는 게 쉽지 않았다. 9월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감바 오사카(일본)에 밀려 탈락했다. 2006년 이후 9년 만에 정상을 노렸지만 허무하게 좌절됐다. 그러나 이동국, 이재성 등 기존부터 팀에 있던 선수들과 이근호, 우르코 베라, 루이스 등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위기를 넘었다.

그만큼 최 감독은 어려움을 딛고 2연패를 이룬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에두가 팀을 떠났을 때 최대 고비였다. 우르코 베라, 이근호 등을 영입했지만 그동안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해 경기력이 정상이 아니었다. 그래도 전북만의 문화에 선수들이 잘 녹아들었고 기존 선수들의 희생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전북의 역사를 함께 했던 염기훈, 조재진, 김형범 등 과거 함께 했던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돌아보면 영광은 선수들에게 희생을 강요해서 얻은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선수들이 떠날 때 표현력이 부족해서 말도 못하고 떠나 보낸 경우가 많다. 영광된 순간에 그 선수들이 더 생각났다"고 말했다.

K리그 클래식 2연패를 이뤘지만 최 감독은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을 때 조심해야 한다. 영광에 취해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거두고도 올 시즌 16위에 머물러있는 첼시의 사례를 자주 거론했다. "리그 2연패는 고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그는 "첼시같은 강팀도 갑자기 무너질 수 있는 게 축구다. 현실에 안주하면 안 된다. 우승하고나면 또다른 방향으로 팀을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더 큰 팀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지금까지와는 다른 팀이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감독은 "구단과 상의해서 얼마나 경쟁력있는 팀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특급 선수는 아니지만 폭을 넓혀 큰 선수의 영입이 필요할 때다"고 말했다.

최 감독이 다음 목표로 제시한 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였다. 'K리그 3연패'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택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최 감독은 챔피언스리그를 선택했다. 그는 "K리그 클래식 우승 후 단장님과 미팅에서 내년 K리그 클래식 목표는 스플릿 상위 그룹에 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3~4년 지나면 지금보다 경쟁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중국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K리그 우승팀이 매번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싫다. 챔피언스리그는 숙명처럼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완주=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