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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본 서울] 소주 3잔 마시고 음주운전 사고 가장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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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중 음주운전 사고가 가장 많은 달은 11월이다. 江南通新이 도로교통공단에 의뢰해 서울의 지난 5년간(2010~2014년) 월별 음주 사고 건수를 분석한 결과다. 다음은 12월, 7월 순이었다. 송년회 같은 각종 술자리가 많아지는 게 가장 큰 이유다. 7월에 음주운전 사고가 많은 건 휴가철이기 때문이다.

 혈중알코올농도로 따져보면 알코올 농도 0.1~0.14%인 운전자가 사고를 낸 경우가 7254건으로 월등히 높았다. 이 경우 6개월 이상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상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평균적으로 체중 55㎏인 여성이 소주 3잔 정도 마셨을 때다. 그다음으로는 소주 4~5잔에 해당하는 0.15~0.19%(4959건), 소주 1~2잔에 해당하는 0.05~0.09% 순이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정책연구처의 명묘희 박사는 “이 정도면 운전할 수 있겠다고 스스로 과신하지만 상황대처 및 운전 능력이 이미 현저히 떨어진 지점이 바로 0.1~0.14%이기 때문에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간대별로 보면 어떨까. 자정~새벽 2시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하루에 발생하는 음주 사고 10건 중 2건이 이 시간에 발생한다. 오후 10시~자정에도 이 못지않게 사고가 잦다. 오후 10시~새벽 2시가 음주운전 ‘적색 경보’ 구간인 셈이다.

 그러나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오전 2~4시에 가장 많았고 오전 4~6시가 그다음이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새벽에는 도로에 차량이 없다 보니 운전자들이 과속을 많이 한다”며 “취한 상태에서 속도를 높이니 사망에까지 이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일로 따지면 토·금·일요일순으로 사고가 잦았다. 명 박사는 “주중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사람도 주말에는 여행이나 모임 때문에 차를 몰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또 쉬는 날이다 보니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드는 것도 영향을 끼친 듯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전체 음주 사고 건수는 감소 추세다. 지난해는 3361건으로 2010년에 비해 549건이 줄었다. 음주운전 사망자 수도 2010년 62명에서 지난해 30명으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전체 교통사고 중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9%대인데 지난해 8.2%로 줄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가장 큰 이유는 시민 의식이 성장했다는 것이고, 대리운전이 활성화된 측면도 있다”며 “경찰은 음주단속의 시간과 장소를 다변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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