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반포 ‘강남 속 강남’ 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7면

기사 이미지

반포가 고급 아파트 촌으로 바뀌고 있다. 사진은 내년 5월 완공 예정인 래미안 잠원 전경. [사진 삼성물산]

서울 잠실동에 사는 이남진(53)씨는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반포를 찾는다.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분양 예정인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는 번번이 헛걸음했다. 물건이 거의 없고 그나마 나와 있는 매물은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이씨는 “워낙 인기지역인 데다 희소가치가 커 지금 사두면 언젠가는 오를 것 같다”면서 “괜찮은 물건을 찾을 때까지 중개업소를 돌며 발품을 팔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이용 편리, 주거 여건 좋아
아크로리버파크 84㎡ 분양권 값
압구정보다 2억 비싼 18억 호가

 서울 서초구 반포 일대가 주택시장에서 가장 ‘핫’한 지역으로 떠올랐다. 낡은 아파트가 몰려 있던 이곳이 인근 잠원동과 하나의 거대한 주거벨트로 묶여 강남권 고급 아파트촌으로 옷을 갈아 입고 있어서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앞으로 입주·분양 예정인 아파트가 모두 들어서면 반포 일대는 ‘강남 속 강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랜드마크 단지로 꼽히는 반포자이(2008년)와 래미안 퍼스티지(2009년)가 들어선 데 이어 아크로리버파크(신반포 1차)와 래미안 잠원(잠원대림)이 내년 입주한다. 반포 센트럴푸르지오 써밋(삼호가든 4차)도 지난달 공사에 들어갔다. 이들 3곳을 포함해 반포·잠원동엔 26개 단지 1만5000여 가구(추진위 승인 기준)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들 단지가 재건축 되면 이미 입주한 단지와 합쳐 2만가구 넘는 아파트 숲으로 바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기사 이미지

 사업속도가 빠른 반포동 서초한양과 잠원동 한신5차·반포한양 등 3개 단지는 연내 분양시장에 나온다. 건립 가구수 2031가구 중 조합원 몫을 뺀 일반분양분이 451가구다. 내년에도 신반포 18·24차를 시작으로 줄줄이 착공·일반분양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엔 여러 단지를 한데 묶어 개발하는 ‘통합 재건축’ 단지도 많다.

 반포 일대에 재건축 사업이 활발한 이유는 희소가치가 큰 한강변에 자라잡아 사업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하철 3·7·9호선 이용이 편리하고 교육·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주거여건이 뛰어나다.

 이 덕에 아파트 값도 강세다. 아크로리버파크 84㎡(이하 전용면적)형 분양권은 지난달 16억원에 팔리더니 현재 16억5000만~18억원을 호가(부르는 값)한다. 강남권 최고 수준으로, 압구정·대치동의 같은 크기 아파트보다 2억원 정도 비싸다. 한신5차 109㎡형 조합원 입주권은 12억원 선으로 올 들어 2억~3억원 뛰었다. 인근 잠원한신공인 유재환 사장은 “최근 주택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과 달리 투자 문의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반포 일대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개발을 앞둔 단지 중 주택 수요자가 선호하는 한강변 아파트가 많아서다. KB국민은행 박합수 명동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압구정동 재건축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10년 가량은 강남권 최고 부촌이란 타이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투자 땐 주의해야 한다. 같은 지역이더라도 단지 위치와 사업성을 잘 따져봐야 한다. 특히 입지가 나쁘면 수요가 많지 않아 집값 상승 동력이 떨어진다. 최근 아파트 값(분양가)이 많이 오른 점도 부담이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