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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점’이 갑자기 수 십개 생기면 위암 의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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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호 22면

일러스트 강일구 ilgook@hanmail.net

어느덧 연말이다. 하나둘씩 약속이 생긴다. 거울을 본다. 작년보다 늙어 보인다. 주름은 물론 얼굴색이 예전 같지 않다. 특별히 햇빛에 더 그을린 것도 아닌데 거무튀튀하다. 뺨 한편에 어슴푸레 보이는 검버섯은 돌아가신 할아버지 얼굴에서 보았던 저승꽃 같다. 연말을 앞두고 병원이라도 한 번 들러볼까. 하지만 마흔을 훌쩍 넘긴 이 나이에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어디가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연말연시 조금 더 젊어 보일 수 있는 중장년층을 위한 주름·색소질환 치료법을 소개한다.


  얼굴 표정, 길이 따라 생기는 주름 달라얼굴 노화는 25세 전후로 시작되지만 본격적으로 드러나 보이는 시기는 40대 이후부터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주름이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 원장은 “사람마다 많이 움직이는 근육이 다르다. 웃음이 많은 사람은 눈가 주름이, 인상을 많이 쓰는 사람은 미간(‘ll’자 모양)과 이마(‘=’자 모양) 주름이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얼굴 길이에 따라서도 다르다. 얼굴이 길고 광대가 없는 사람은 팔자(양 코 볼에서 입꼬리 쪽으로 내려오는 ‘/\’자 모양) 주름이 잘 생긴다.


 주름이라고 다 보톡스를 맞는 건 아니다. 눈과 이마, 미간은 근육을 덜 움직이게 해야 하기 때문에 보톡스를, 팔자는 파인 부분을 채워야 주름이 완화되기 때문에 필러를 주입한다. 이마도 깊은 주름에는 필러를 쓰기도 한다. 보톡스는 보통 4~6개월, 필러는 6~9개월 정도 효과가 지속된다.


 하지만 주름이 해결됐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 보톡스와 필러를 채워 넣어도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늘어진 풍선에 부분적으로 주름만 펴주는 것과 같다. 전체적으로 처진 피부를 위로 당겨주는 시술을 하면 5~7년은 젊어 보일 수 있다. 최근 많이 쓰이고 있는 시술법이 실리프팅이다. 턱에서부터 귀쪽으로 볼 부분을 통과하는 부분에 의료용 특수 실을 서너 가닥 넣어 당겨주면 피부가 전체적으로 자연스레 당겨 올라간다. 피부가 올라가면서 팔자와 눈주름이 펴지는 효과도 있다. 10~20분 정도의 시술 후 세안·화장 등은 자유로이 할 수 있다. 다만 3~5일간 약간의 멍이나 붓기가 생기는 사람도 있다. 서 원장은 “피부의 구조를 잘 알고 있는 전문의에게 받으면 안전한 시술이다. 하지만 비전문가에게 시술 받은 후 염증이 생기거나 실이 밖으로 나온 사례가 종종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성은 난소질환 있으면 기미 짙어져주름과 함께 노안을 만드는 요소는 각종 색소침착이다. 중년 이후 많이 생기는 색소질환은 검버섯과 점, 기미이다. 검버섯은 자외선을 많이 쪼이면 피부의 표피층 아래 부분이 국소적으로 두꺼워져 색소가 침착되면서 생긴다. 검버섯과 비슷한 모양을 띠고 있지만 좀 다른 것도 있다. 검버섯보다 색이 넓게 퍼져있으면서 튀어나오지 않은 것을 ‘흑자’라고 하는데 멜라닌 세포가 증식돼 생긴다. 검버섯은 1회 레이저 치료로도 대부분 없어지지만 흑자는 레이저로 몇 번 치료해야 사라진다. 색이 진하면 그만큼 치료기간도 늘어난다.


 기미는 햇빛의 영향도 있지만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여성에게 기미가 많은 이유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는 “에스트로겐이 피부 속 멜라닌 색소를 자극해 기미를 만든다. 여성은 피임약을 장기 복용하거나 난소질환이 있으면 기미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음주나 흡연도 기미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기미가 옅은 경우 화학 약품으로 치료한다. 해초 성분이나 과일산으로 박피를 하거나 비타민C 등을 특수 기기로 피부 깊숙이 흡수시키는 치료를 한다. 표피에 침착된 기미를 옅게 하는 효과가 있다. 기미가 짙다면 레이저를 써야 한다. 기미는 한 번에 없애기는 어렵다. 딱지가 떨어져나가고 피부가 재생되는 한 달 간격으로 10여 차례 이상 치료를 받아야 호전된다.


 점 빼려면 여러 차례 나눠 시술해야 점은 유전적 요인이 크다. 서 원장은 “점은 태어날 때부터 어디에 무엇이 생길지 대부분 유전적으로 정해져 있다. 큰 것은 태어날 때 나타나지만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보이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점은 진피·표피에 있는 점 세포를 CO2레이저로 도려내는 방식으로 제거한다. 흉터를 남기지 않으려면 3~4차례 나눠 빼는 게 좋다.


 온 몸에 갑자기 점이 생기면 암을 의심해야 한다. 서 원장은 “갑자기 몸통에 수십~수백 개의 점이 생기면 위암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어 위 내시경을 받아볼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피부암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오존층 두께가 1% 얇아질수록 피부암 발생률은 3% 증가한다. 자외선 때문이다. 최근 10년 새 서양에서는 피부암이 2배 정도 늘었다. 우리는 전체 암의 3%에 불과하지만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안 교수는 “피부암을 점이나 검버섯, 만성 종기나 상처 등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점이 몇 주 사이에 갑자기 커진 경우, 불규칙하게 찌그러져 있고 색이 고르지 않은 경우, 또 진물이나 피가 난다면 색소질환이 아니라 피부암일 가능성이 높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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