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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광주 자동차기지 예산 반영을” 윤장현 “대구 물산업클러스터 도와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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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오른쪽)과 윤장현 광주시장이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실에서 활짝 웃고 있다. 두 시장은 여야 원내대표도 만나 서로 상대방 도시 사업에 대한 예산 지원을 당부했다. [사진 대구시]

12일 오전 10시30분 국회 김재경(새누리당) 예산결산특별위원장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이 나란히 손을 잡고 들어섰다. 김 위원장과 인사가 끝나자 권 시장이 말문을 열었다. 자동차 100만 대 생산기지 조성 등 대구가 아니라 광주시의 7가지 현안을 조목조목 소개했다. 그러곤 “광주에서 올린 내년도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라며 사업 내용이 담긴 자료를 건넸다.

'달빛동맹' 두 시장 예결위원장 찾아
서로 상대방 도시 예산 확보 호소

 이어 윤 시장이 나섰다. 물산업클러스터 조성 등 대구시의 내년도 주요 사업 7가지를 거론하며 “대구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사업이니 반드시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두 시장은 건축물·선박 입체설계기술을 개발하는 ‘3D 융합산업’과 연구개발(R&D)특구에 첨단기술 기업을 설립할 때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에 대해서도 예산 협조를 부탁했다. 두 사업은 대구와 광주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김 위원장은 “이렇게 협력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관심을 갖고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권 시장과 윤 시장은 그 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차례로 찾아 같은 당부를 했다.

 2009년 ‘달빛동맹’을 만들어 영호남 간 벽 허물기에 앞장섰던 두 도시의 시장이 함께 손잡고 국비 예산 확보에 나섰다. 달빛동맹은 대구와 광주의 옛 이름인 달구벌과 빛고을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두 지역의 화합과 협력을 의미한다.

 국회 방문은 권 시장이 제안했다. 지난 11일 윤 시장에게 전화해 같이 가자고 했다. “예산 심의 때 여야가 격돌하면 광주와 대구의 예산이 깎일 수 있다”는 이유였다. 제18대 국회의원 경력을 바탕으로 한 제안이었다. 윤 시장은 흔쾌히 동의했다.

 이들의 행보 뒤에는 절박한 상황도 있다. 2013년 기준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광역 시·도 가운데 대구가 최하위, 광주가 그 다음이라는 현실이다. 그래서 살림살이를 펴기 위한 예산을 따내려 힘을 합쳤다. 권 시장은 “앞으로도 서로 예산을 챙길 계획”이라며 “영호남 의원들도 상대 지역을 좀 더 배려한다면 화합과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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