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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스푼 5] 일본 명인이 숙성한 스시, 첫입에 감칠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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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제철인 생선(알)으로 만든 아리아께의 스시.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참치뱃살(도로)·성게알(우니)·제주 갈치·도화새우·연어알·도미·전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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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通新이 ‘레드스푼 5’를 선정합니다. 레드스푼은 江南通新이 뽑은 맛집을 뜻하는 새 이름입니다. 전문가 추천을 받아 해당 품목의 맛집 10곳을 선정한 후 독자 투표와 전문가 투표 점수를 합산해 1~5위를 매겼습니다. 이번 회는 스시입니다.

가을은 스시를 즐기기 좋은 계절입니다. 같은 생선이라도 계절에 따라 맛이 다른데 가을 생선은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단맛이 납니다. 특히 11월 한 달은 신선한 연어알과 무늬가 꽃처럼 예쁜 도화새우의 맛이 뛰어납니다. 고급스러운 호텔 일식당, 오랜 경력의 일본인 셰프가 운영하는 정통 스시집, 합리적인 가격에 스시 코스를 즐길 수 있는 곳 등 서울에서 손꼽히는 스시 맛집 5곳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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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정통 스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맛의 스시를 맛볼 수 있다.”(독자 윤진수)

 “귀한 쑤기미(솔치)를 ‘삼식이’인 줄 알고 다시 바다에 버리더라고요. 그걸 가져와 아리아께에서 선보였죠.”

 2009년 서울신라호텔 직원들과 제주도 바닷가를 찾았던 아리아께의 모리타 마츠미 셰프는 어부들이 그물에 걸린 솔치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보고 놀랐다. 아삭한 식감의 솔치는 일본에선 고급 횟감으로 쓰기 때문이다. 그는 솔치를 가져와 솔치 스시를 개발했다. 솔치의 독특한 식감과 뛰어난 맛에 반한 미식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었다.

 아리아케 스시 맛의 비결은 좋은 재료와 숙련된 셰프의 손맛이다. 좋은 재료는 전국을 다니며 최상의 제철 식재료를 찾는 신라호텔 식재료 TF가 담당한다. 숙련된 셰프의 손맛은 일본 스시의 전설이라는 ‘기요다 스시’의 4대 전수자로 거론 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모리타 셰프가 담당한다. 그는 일본인 셰프가 드물었던 2003년 한국에 와 정통 일본 스시의 맛을 선보였다. 모리타 셰프는 “잘 숙성한 생선은 식감이 부드럽고 감칠맛이 난다”며 “스시를 입에 넣었을 때 처음 느껴지는 게 바로 생선의 감칠맛”이라고 설명했다. 저온에서 오랜 시간 쪄내 식감이 부드러운 찜전복도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최상의 제철 식재료는 재료 본연의 맛이 돋보이도록 조리한다. 요즘은 제주 갈치를 손질해 볏짚에 그을린 후 사용한다. 숙성으로 인한 감칠맛에 훈연 향을 더하는 것이다. 스시를 낼 때는 찜전복, 흰살생선, 어패류, 도로, 새우, 등푸른생선의 순서로 낸다.

 1979년 신라호텔 개관 당시 오픈한 아리아께는 2004년 리모델링해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히노키 나무로 만든 스시 카운터는 가장 인기 있는 좌석이다. 일반적인 스시집들은 카운터를 매장 전체에서 볼 수 있게 개방형으로 꾸미는데 이곳은 나무 벽으로 가려 놨다. ‘스시 별실’로 불리는 이곳에서는 셰프와 대화를 나누며 즉석에서 셰프의 요리를 즐길 수 있다.

○ 대표 메뉴: 오마카세 점심 18만원부터, 저녁 22만원부터
○ 운영 시간: 낮 12시~오후 2시30분, 오후 6시~10시
○ 전화번호: 02-2230-3356
○ 주소: 중구 동호로 249 서울신라호텔 2층
○ 주차: 호텔 주차장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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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꾸]
서울 속 일본, 동부이촌동 맛집

“셰프가 모든 초밥을 하나하나 설명해주니 더 맛있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아내와 연애할 때의 추억이 있다.”(독자 장길재)

 ‘서울 속 작은 일본’으로 알려진 동부이촌동에서도 손꼽히는 일식집이다. 스시와 사시미 코스가 대표적이다. 이 중 즉석에서 쥐어 주는 스시 코스가 특히 인기다. 당일 좋은 재료를 엄선해 셰프가 코스를 구성하고 벽면에 있는 나무 안내판에 그날 나오는 스시 종류를 적어 놓는다. 생선을 큼직하게 썰어 얹어내는 게 특징이다. 카운터와 테이블을 포함 16석에 불과한 아담한 규모로 예약은 필수다.

○ 대표 메뉴: 스시 코스 점심 5만5000원, 저녁 6만5000원
○ 운영 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 전화번호: 02-794-8584
○ 주소: 용산구 이촌로 303 현대아파트상가 라동 111호
○ 주차: 발레파킹(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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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코우지]
미슐랭 3스타 일본식당 출신 손맛

“재료를 아끼지 않은 스시의 맛이 두말할 나위 없다. 큰맘 먹고 가도 후회한 적 없다.”(독자 진세덕)

 청담동 도산공원 인근에는 스시 맛집들이 많다. 그곳에서 오픈 2년 만에 스시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비결은 18년 경력의 일본인 셰프 나카무라 코우지의 손맛이다. 일본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칸다’ 출신인 그는 2013년 5월 이곳에 자신의 이름을 건 일식당을 열고 전통 에도마에 스시를 선보이고 있었다. 그는 “청담동에도 쟁쟁한 스시집이 모여 있다. 실력이 있다면 가게가 잘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 대표 메뉴: 점심(스시 오마카세 10만원), 저녁(스시·사시미 코스) 각 18만원
○ 운영 시간: 낮 12시~오후 10시
○ 전화번호: 02-541-6200
○ 주소: 강남구 도산대로 404 퍼스트빌딩 2층
○ 주차: 발레파킹(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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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루메스시]
5만~6만원으로 즐기는 ‘오마카세’

“손맛에서 나오는 깊은 여운이 느껴진다.”(독자 배성용)

 음식 맛에 정통한 미식가를 뜻하는 일본어 ‘구루메’에서 따온 이름이다. ‘까다로운 미식가의 입맛도 충족시키겠다’는 셰프의 의지를 담았다. 63빌딩 일식당 ‘슈치쿠’에서 경력을 쌓은 이용수 셰프가 2011년 11월 문을 열었다. 10석 남짓한 규모로 모든 좌석이 카운터로 돼 있어 셰프가 즉석에서 스시 쥐는 모습을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오후 10시 이후에는 왕새우후라이·모듬생선회·훈제연어샐러드 등 사케와 즐길 만한 안줏거리도 판매한다.

○ 대표 메뉴: 모듬생선초밥(점심) 3만원, 구루메 오마카세 스시 점심 5만원, 저녁 6만원
○ 운영 시간: 오전 11시~오전 2시
○ 전화번호: 02-517-0709
○ 주소: 강남구 강남대로 128길 4
○ 주차: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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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조]
도쿄 긴자 스시 명가와 제휴

“음식이 정갈하고 생선의 질이 일품이다. 기본을 잘하는 일식당이다.”(독자 황성연)

 85년 문을 연 23년 전통의 일식당. 2008년 호텔 지하 1층에서 지상 20층으로 자리를 옮기며 일본 ‘스시 큐베이’와 제휴를 맺었다. 스시 큐베이는 일본 도쿄 긴자 거리에 있는 80년 된 스시집이다. 제휴 이후 시스조에는 큐베이 주방장이 상주하고 있다. 홀 중앙에 자리한 사케 바엔 다양한 사케가 준비돼 있다. 일본의 ‘황실신년제용주’ ‘황태자 성혼축하주’ 등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사케 13종도 있다. 고층에 위치해 전망이 뛰어나다.

○ 대표 메뉴: 에비스 코스(점심 홀 기준 12만1000원, 저녁 홀 기준 14만6000원)
○ 운영 시간: 낮 12시~오후 9시30분
○ 전화번호: 02-317-0373
○ 주소: 중구 소공로 106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20층
○ 주차: 호텔 주차장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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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맛 보려면 바에 앉아요
간장은 밥알에 찍지 말고

일본을 대표하는 요리였던 스시는 이제 일본을 넘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요리가 됐다. 1990년대 초만 해도 서양에서는 날생선 먹는 것을 야만적이라고 여겼지만 이제는 멋을 아는 뉴요커나 파리지엔들이 즐겨 먹는 요리다.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커진 건 스시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이마다 요스케 일본 ‘스시큐베이’ 오너셰프는 “스시는 맛있을 뿐 아니라 미국 FDA가 모범적인 식사로 권고한 어류와 쌀로 만든 요리”라고 설명했다. 소스로 곁들이는 간장을 서양인들이 친숙하게 느끼는 것도 인기의 비결이다. 국내에서도 스시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도 만날 수 있을 만큼 친숙한 요리다.

 시대에 따라 스시 트렌드는 바뀌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초밥 위에 올려진 재료가 클수록 좋은 스시라고 생각했지만 최근엔 한입에 먹기 좋은 작은 스시가 인기다. 큰 스시는 몇 개만 먹어도 배부르거나 질리지만 작은 스시는 다양한 재료로 만든 것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활어보다는 적당히 숙성시킨 선어로 만든 스시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선어는 활어보다 식감이 부드럽고 다른 재료들과 맛의 조화가 뛰어나다.

셰프가 만들자마자 먹어야 최상
중간중간 따뜻한 차로 입안 헹궈야
1800년대 도쿄서 지금 형태로 개발

 요즘 흔히 먹는 건 니기리(にぎり 스시다. 니기리는 일본어로 ‘쥔다’라는 뜻으로 셰프가 생선과 밥을 손으로 쥐어 만든 형태다. 이 때문에 스시는 ‘만든다’ 대신 ‘쥔다’고 표현한다. 에도마에 스시라고도 불린다. 1800년대 에도시대 후기, 에도(도쿄의 옛 이름) 마을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당시엔 도쿄 앞바다에서 잡은 어패류만 사용했지만 요즘은 원산지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스시를 쥘 때는 네타(ネタ, 스시 위에 얹는 재료) 안쪽에 고추냉이를 바르고 여기에 샤리(シャリ, 스시에 사용되는 초로 맛을 낸 밥)를 알맞은 크기로 뭉쳐 위에 올린다. 이때 밥 가운데 부분을 손가락으로 눌러 공간을 만든 후 다시 끝을 오므려 마무리한다. 이렇게 해야 밥 안에 공기층이 생겨 스시를 입안에 넣었을 때 부드럽게 퍼지며 녹는다. 어패류는 손의 온도로 인해 맛이 쉽게 변하므로 아주 잠깐 쥐어야 한다.

 스시집에서 스시를 먹을 땐 자리가 중요하다. 유오균 아리아께 셰프는 카운터(바) 자리에 앉을 것을 권했다. 카운터는 셰프가 스시를 쥐자마자 손님 앞 접시에 놓아주기 때문에 바로 만든 스시를 맛볼 수 있다. 유 셰프는 “스시는 조리사 손을 떠나자마자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운터에서 스시를 쥐는 셰프와 소통할 수도 있다. 이마다 오너셰프는 “카운터는 스시 장인의 칼 솜씨를 보며 주문을 할 수 있고 조리 과정을 즐기면서 먹을 수 있다.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이 소통하면서 흥미와 맛이 더해진다”고 설명했다. 카운터에 앉았다면 셰프에게 요리를 맡기는 오마카세(お任せ)를 선택하는 게 좋다. 먹을 사람이 스시 종류를 하나하나 지정하는 대신 셰프가 그날그날 좋은 생선을 골라 먹기 좋은 순서대로 쥐어 그릇 위에 놓아준다. 이때는 셰프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어패류의 종류나 밥의 양 등을 미리 설명하는 게 좋다.

 스시를 먹을 때 젓가락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만 손으로 먹어도 괜찮다. 간장은 밥이 아니라 생선에 찍어 먹는 게 좋다. 밥에 찍으면 밥이 간장을 흡수해 밥알이 흐트러져 먹기 불편하다. 또한 다음 스시를 먹기 전에 따끈한 차를 마셔 입안을 헹구면 각각의 재료가 가진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글=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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