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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형의 음악이 있는 아침] 글린카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정신이 번쩍 드는 연주

중앙일보

입력

“므라빈스키가 지휘하는 레닌그라드 필하모닉은 마치 야생의 종마 같았다.
오직 주인의 의지에만 칼 같이 복종하는 종마들이었다.

매 순간 사나운 자긍심이 번득이고, 격앙된 채 질주하는 이들의 연주를 들으며 내가 지금 기분 좋은 자극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놀라 무서운 것인지 도통 알 수 없게 됐다.”

음악평론가 데이비드 패닝의 말이 실감나는 연주입니다.
일사불란(一絲不亂). 한 오리의 실도 엉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는 정연한 질서죠.
이 글린카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에서는 관도 현도 일사불란합니다.
정신이 번쩍 듭니다.
미뤘던 책상 정리라도 하고 싶어집니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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