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벤처 영웅은 도전한다 … 첨단기술 '신세계'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손수 창업해 세계적인 기업을 일구고 수백억 달러의 재산까지 모았다면 기업인으로서 성공한 인생이다. 하지만 이미 세계적인 벤처 영웅인데도 여전히 배가 고픈 사람들이 있다. 억만장자 미래 설계자’로 불리는 이들은 인류의 삶을 뒤바꿀 엄청난 상상을 현실화하려고 정을 불사른다. 세상 사람들이 깜짝 놀랄 아이디어를 줄줄이 내놓으며 축적된 기술과 경영 노하우, 그리고 재산과 시간을 쏟아붓는 이들의 세계를 살펴본다.
미래를 지배할 최첨단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 테슬라 모터스와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44)와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51)다. 여기에 구글의 래리 페이지(42)와 세르게이 브린(42), 그리고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65) 등도 남다른 집념을 보여준다. 억만장자 미래설계자들의 첨단기술 경쟁은 이미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벤처 영웅들의 자존심과 명예 대결이라는 점에서 대중의 관심을 모은다. 이들은 일반인이나 기업은 상상하지도 못할 엄청난 위험이 있는 모험형 기술이 상품, 서비스 개발에 과감하게 나서고 있다. 물론 워낙 재산이 많다 보니 실패해도 무너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성공하면 특허료 등 통해 엄청난 재산을 더 모으는 것은 물론 역사에 길이 이름을 남길 수 있다. 명분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지만 진짜 노리는 것은 이 같은 명예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성취 욕망에서 비롯됐든, 과시욕이나 명예욕이 바탕이 됐든 이들의 열정은 인류에게 혁신의 미래를 열어주고 있다.

화성에 지구 식민지
초음속 전기여객기 ?
샘솟는 아이디어로
자존심·명예 대결 격화

우주로 향한 일론 머스크의 눈

기사 이미지

[머스크는 태양광 `우주개발` 전기자동차로 인류 미래 설계에 나서고 있다.]

화성 탐험에 나섰다가 불의의 사고로 홀로 남게 된 한 과학자는 오로지 살아서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벌인다. 화성에 온실을 만들고 농사를 지어 식량을 구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이렇게 자체 생존하다 지구로 귀환한다는 내용의 할리우드 영화 ‘마션’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미 4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인류의 화성 탐사를 넘어 화성 생존 가능성까지 다뤘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다. 우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우주 농사’라는 참신한 상상을 한 영화 제작진에 감탄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하지만 이미 14년 전에 우주 온실과 화성 농사라는 아이디어를 창안한 인물이 있다. 이 인
물은 심지어 화성에 8만 명이 거주하는 우주 식민지 건설도 꿈꾸고 있다. 주인공이 바로 일론 머스크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미국 과학자?기술자?경영인이다. 인터넷 간편 결제 업체인 페이팔, 세계 최초의 민간 상업우주선 업체 스페이스X, 전기자동차 기업인 테슬라모터스를 세워 창의기술과 비즈니스 분야에서 연타석 홈런을 친 혁신의 아이콘이다. 초음속 진공 튜브를 이용한 획기적인 대중교통 수단인 하이퍼루프 구상안도 공개했다. 미래 인류의 삶을 이끄는 아이디어 화수분이다.

머스크는 이미 2001년 ‘화성 오아시스’라는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화성의 토양에서 인류의 식량이 될 수 있는 곡물을 재배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화성에 소형 실험용 온실을 보내는 프로젝트다. 이는 2002년 6월 그가 우주 운송 서비스 업체인 스페이스X를 창업하는 기반이 됐다. 2009년 9월 스페이스X의 팰컨1호를 발사해 민간회사 최초로 우주 운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계적인 SF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읽고 감명했다는 머스크는
이런 말을 했다. “공룡이 환경 변화를 이기지 못해 사라졌듯이 인류도 유전공학으로 조작
한 유해 바이러스나 소형 블랙홀, 재앙적인 지구온난화, 또는 우리가 모르는 기술에 의해 멸종할 수도 있다. 핵무기도 인류 존재를 위협한다. 인류가 멸종하지 않으려면 지구를 넘어 우주로 진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머스크는 앞으로 10~20년 안에 화성에 인간을 보내는 것은 물론 2040년까지 8
만 명 정도가 거주할 수 있는 화성 식민지를 건설하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로봇이 우주로켓을 자동으로 발사하는 미래형 우주공항까지 구상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현재 소련의 소유스와 더불어 우주왕복선 사업을 하는 전 세계 2개 업체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의 생산 용량을 지닌 우주로켓 생산업체인 것은 물론 최대
출력의 로켓 엔진 제작사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앞으로 2년 안에 우주로켓 100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우주정거장에 대한 보급과 인간의 우주여행을 일상화시키는 게 그의 1차 목표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이 프로젝트들이 모두 그가 추진하는 인류의 우주 이주와 화성 식민지 개척을 위한 준비단계일 뿐이라는 점이다.

“불가능한 일은 내가 하겠다”

기사 이미지

[베저스는 전자상거래에 이어 인공지능형 드론 택배, 우주호텔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머스크가 현재 빠져 있는 또 하나의 미래 프로젝트는 초음속 전기비행기다. 단순하게 항공기 연료를 석유에서 전기로 바꾸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활주로가 필요 없는 ‘수직이착륙(VTOL) 대형 장거리 초음속 전기비행기’를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머스크는 장
기적으로는 우주로켓을 제외하고는 모든 탈것이 전기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스크의 계획대로 ‘VTOL 대형 장거리 초음속 전기비행기’가 개발되면 인류는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된다. 우선 VTOL 제트기는 이착륙을 위한 긴 활주로가 필요 없기 때문에 지금처럼 도심에서 먼 대형 공항이 필요 없다. 도심 가까이에 작은 규모로 공항을 건설해도 충분하기 때문에 항공기 이용이 편리해진다. 그뿐아니라 항공요금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전기를 연료로 사용하면 소음이 거의 없다. 따라서 소음 공해 문제가 해결돼 도심 공항이
활성화된다. 항공기 운항에 따른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어 에코 친화형 항공산업을 육성할 수도 있다.

초음속 전기여객기가 나온다면 전 세계 항공업계에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수도 있다. 지
금 11~12시간 걸리는 서울~런던 구간의 비행시간을 7시간 정도로 줄일 수 있다.

한 사람이 일생에 하나도 하기 힘든 이 엄청난 기획과 일을 머스크 한 사람이 하고 있다.
비결에 관심이 몰리지 않을 수 없다. 비결은 열정과 몰입이다. 머스크는 한 주에 80~100시간 정도 일한다. 그는 이를 두고 “성공한 경영인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업무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라고 말했다.

채인택 중앙일보 논설위원 ciimccp@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