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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대표팀의 과제 '160을 넘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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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015 WBSC 프리미어12(김인식 감독) 대표팀의 김광현, 이대은, 조성우가 런닝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일간스포츠 양광삼 기자]

프리미어 12 개막전을 사흘 앞둔 대표팀의 과제는 뚜렷하다. 시속 160㎞ 강속구를 뿌리는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을 격파하는 것이다.

일본은 3일 프리미어 12 출정식을 가졌다. 고쿠보 히로키 일본 대표팀 감독은 이 자리에서 8일 열리는 한국과의 개막전에서 오타니를 선발로 예고하며 "한국 타선을 잘 막아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쿠보 감독은 지난달 오타니에게 전화를 걸어 선발을 맡기겠다는 언질을 주기도 했다.

오타니는 투타겸업으로 유명한 일본 최고의 유망주다. 2013년 니혼햄에 입단한 그는 지난해 투수로는 11승을 거뒀고, 타자로는 10홈런을 때려냈다. 올해는 변화구가 더 좋아지면서 22경기에서 15승(퍼시픽리그 1위)5패 평균자책점 2.24(1위)·탈삼진 196개(2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투수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오타니 최고의 무기는 빠른 공이다. 193㎝·90㎏의 뛰어난 체격조건에서 나오는 힘있는 공이 일품이다. 지난달 5일 라쿠텐전에서 기록한 시속 162㎞는 일본 프로야구 구속 역대 공동 1위 기록이기도 하다. 여기에 지난해보다 포크볼의 완성도가 높아져 9이닝당 탈삼진수(10.38→10.92개)도 늘어났다. 메이저리그 역시 오타니를 주목하고 있다. 오타니가 등판할 때마다 스카우트들이 그의 투구를 살펴봤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은 오히려 오타니의 직구를 공략 포인트로 잡고 있다. 빠르기에 비해 움직임이 뛰어난 편은 아니라는 평가이기 때문이다. 특히 초구 직구 비율이 높아 적극적으로 직구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올 시즌 오타니의 구종별 피안타율을 살펴보면 직구(0.206)가 포크(0.153)나 슬라이더(0.173), 커브(0.050)보다 높다. 피홈런도 7개 중 4개가 직구를 던지다 맞았다.

선수들도 직구 공략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민병헌은 "소사도 던지는 공 아니냐"며 애써 웃었다. 김현수는 "세상에 못 칠 공이 어디있나. 강정호는 미국에서 (시속 170㎞를 던지는) 아롤디스 채프먼 공도 치지 않느냐"고 말했다. 나성범은 "영상을 보니 확실히 굉장한 투수다. 157㎞를 쉽게 던졌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 대표팀 야수진은 상대적으로 투수진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대호와 함께 소프트뱅크 클린업 트리오를 이뤘던 야나기타 유키(27)와 우치카와 세이치(32)가 각각 무릎과 갈비뼈 부상으로 빠졌다. 나성범이 '본받고 싶은 선수'라고 한 야나기타는 타율 0.317, 15홈런 30도루를 기록한 호타준족으로 대표팀 3번 후보였다. 타격왕을 2차례나 차지한 우치카와는 2009 WBC에서 김광현에게 홈런을 때리는 등 한국전에서 강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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