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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의 부동산 맥짚기] 카지노 어디에 … 후보지 땅값 폭풍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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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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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요즘 들어 카지노리조트 단지 주변 부동산의 투자성을 묻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현재 제2 카지노 후보지 선정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그런가 보다.

 8월 문화관광부는 사업제안 심사에 참여한 34곳 가운데 9곳을 2차 심사 대상에 올렸다. 영종도 5곳과 인천 송도·경남 창원 진해·부산 북항·전남 여수시 대경도가 후보지다.

이들 지역 가운데 2~3곳이 카지노 건설지역으로 12월 중 최종 낙점된다. 카지노단지가 개발되면 주변 지역은 아마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될지 모른다. 그만큼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그래서 관련 지방자치단체는 카지노 유치를 위해 온갖 힘을 쏟고 있다. 정치권·재계에서도 전방위로 로비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심사의 초점은 사업내용과 지역 안배, 시설 집중화에 맞춰질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지방도 승산이 있고 기존 1차 허가 단지가 조성 중인 영종도에다 몰아 넣을 수도 있다는 소리다. 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에도 설치해야 한다는 견해와 시설집중을 통해 라스베이거스나 마카오와 같은 카지노 도시를 만들자는 주장이 공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카지노가 뭐기에 이렇게 야단일까. 조단위 사업자금이 투입되는 큰 사업이어서 그런 것 아니겠나. 지역경제 활성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서로 유치하려 드는 것이다.

 단순히 카지노만 짓는 것이 아니라 1000실 이상의 5성급 호텔과 2만㎡ 이상의 쇼핑시설, 회의·문화시설, 테마관광 시설이 함께하는 대규모 복합리조트단를 개발하는 사업이니 그럴만도 하다. 수많은 일자리가 생기고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해 연관 산업도 발전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연적으로 부동산값도 급등하게 돼 있다. 그러니 부동산 투자자가 카지노 후보지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하다.

 발 빠른 투자자는 카지노가 들어설 지역에 땅을 미리 사 놓으려 한다. 이곳저곳에 안테나를 꽂아놓고 관련 정보를 얻어내 선점해 놓겠다는 생각이다.

 정보력이 약한 투자자는 스스로 유력한 후보지 분석에 열을 올리지 않겠나. 관광객 접근 동선이나 지역 경제와의 시너지 효과 등을 따져가며 온갖 그림을 그려볼 게다.

 이번 후보지 선정은 사업 계획서와 위치가 승패에 큰 영향을 줄게 확실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우열이 가려질 것 같지 않다. 후원자가 누구냐에 따라 결판이 나지 않을까 싶다. 여기다가 정치권의 지역 안배 문제까지 결부되면 선정과정은 좀 복잡해진다.

 아무튼 후보지 경선에 오른 지역의 부동산가는 폭풍 전야처럼 조용하다. 지금 투자에 나서기에는 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영종도 미단시티지역은 들떠있는 분위기다. 조성중인 1차 허가분 리포&시저스와 파라다이스 카지노 단지만으로도 호재인데 여기에 하나 더 추가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가미된 듯하다.

 2차 카지노 후보지 발표가 나면 관련 지역 부동산시장은 한바탕 투기바람이 거세질 게 분명하다.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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