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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대사가 미는 35도 고급 양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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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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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헤이 주한 영국 대사(왼쪽 둘째)와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왼쪽 셋째)가 신제품 윈저W레어를 소개하고 있다. 이 술은 조니워커 블루에 들어가는 ‘로열 라크나가’ 원액으로 만든 저도수 양주다. [뉴시스]

국내 양주 업계 1위 디아지오코리아가 이번에는 ‘고급 저도수 양주’를 들고 나왔다. 디아지오는 4일 서울 정동 영국대사관에서 시음회를 열고 35도짜리 저도 양주 ‘윈저 W 레어’를 출시했다. 통상 알콜 도수가 40도 미만인 양주를 저도 양주로 분류한다. 이번 제품은 올해 3월 출시된 저도 양주 ‘윈저 W 아이스’의 고급 버전으로, 상큼한 과일향이 특징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디아지오 ‘윈저 W 레어’ 출시
정동 영국대사관서 시음 행사

 이 술은 이 회사의 최고급 위스키인 조니워커 블루에 들어가는 ‘로열 라크나가’ 원액에 대추 추출물, 참나무 향 등을 섞어 만들었다. 수퍼프리미엄(약 17년산)급으로 450ml 1병에 3만8170원(부가세 포함 출고가)이다. 주세법상으로는 향이 첨가돼 ‘기타 주류’로 분류된다.

 국내 저도주 양주 시장은 2009년 출시된 골든블루(36.5도)가 이끌어 왔다. 골든블루는 점유율 70%에 육박하는 부산 해운대 지역을 중심으로 인기를 몰아가 전국 점유율 15%에 달하고 있다. 이에 그동안 골든블루의 선전을 외면해 왔던 양주 공룡 디아지오와 페르노리카도 올해 들어 저도주 양주를 출시했다. 디아지오는 윈저 W 아이스로 골든블루의 아성인 영남권을 비롯한 저도 양주 시장을 공략했다.

 2위 업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달콤함’을 콘셉트로 잡아 신제품을 내놨다. 지난 7월 석류향의 저도주 양주 ‘에끌라 바이 임페리얼’(31도)에 이어 지난달 29일 ‘임페리얼 네온’(40도)을 출시했었다. 두 술 모두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디아지오는 저도주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키워드로 ‘고급화’를 잡았다.

 장원우 디아지오 차장은 “IWSR(국제위스키스피릿연구소) 집계 결과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수퍼프리미엄 양주 시장이 전체의 45.6%로 프리미엄(12년급·49.9%)급 시장과 맞먹는 규모인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대사관 시음회’를 열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국계 회사를 밀어주기 위해 찰스 헤이 주한 영국 대사가 직접 사진 촬영 모델까지 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디아지오의 이번 윈저W레어의 출시를 양주 업계가 ‘소품종 대량 소비’에서 ‘다품종 소량 소비’로 변화하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공재훈 이마트 과장은 “맥주시장에서는 이미 다양한 수입 맥주를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현상이 이미 보편화됐다”면서 “앞으로 양주 시장도 자신이 좋아하는 맛과 향, 도수에 따라 ‘골라먹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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