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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코리아 문화수도] 김석은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원회 이사장 일문일답 "함께 놀아야 통하죠 … 문화로 하나되는 나라 만들 겁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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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은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원회 이사장은 “이웃이 소통하고, 서울과 지역이 균형있게 발전하려면 함께 놀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

“1992년 4월 대전엑스포를 준비하면서 스페인에 갔는데 마드리드가 유럽의 문화수도였습니다. 당시 유럽은 통합을 지향하면서 그 시작을 ‘문화’로 정했습니다. 문화부터 한 나라처럼 함께 즐기자는 것이었습니다. 그걸 보고 남북한도 이렇게 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평양·통영·신의주… 이렇게요.”

유럽의 문화수도 행사 벤치마킹
대도시의 콘텐트 이동은 독창적
의식주 담은 ?광의의 문화? 추구
도시 재생과 발전에도 기여할 것

김석은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원회 이사장은 “함께 놀아야 통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웃이 소통하기 위해서도, 남북이 통일하기 위해서도, 서울과 지역이 고루 잘 살기 위해서도, 함께 놀아야 하고 잘 놀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문화수도 만들기는 이런 생각에서 시작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는 어떤 일을 하나.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는 2014년 3월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지역문화 진흥과 공평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해마다 서울(수도)을 옮겨서 서울이 된 도시를 일 년 내내 문화로 흠뻑 적셔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문화향유와 잠재력 발굴의 기회를 충분히 주고 도시를 재생시키고 발전시키는 일을 할 수 있다.”

-유럽의 문화수도를 벤치마킹한다고 했다. 어떤 점을 우리나라에 적용하나.

“수도를 옮겨가며 정한다는 점, 일 년 내내 문화행사로 가득 채운다는 점이다. 그 외에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것이 많다.”

-어떤 것인가.

“먼저 한 나라 안에서 수도를 옮겨간다는 생각이다. EU의 교육·문화·청년·스포츠 커미셔너와 소통하고 있는데 올해의 유럽 문화수도인 필젠의 한 여성 기획자가 한국에 와서 같이 작업해도 되겠냐고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한 나라 안에서 수도가 바뀐다는 점을 흥미로워했다. 콘텐트의 이동도 우리나라 상황을 고려한 내용이다. 한 도시에서 일 년 치의 문화행사를 모두 준비하는 것이 아니다. 서울 등 대도시에 몰려 있는 콘텐트가 이동하는 것이다.”

-문화수도는 공공의 분야가 크기 때문에 정부에서 해야 할 사업이라고 보는 의견이 있다.

“공적인 영역이 국가의 전유물이던 시절은 지났다. 정부만이 해서 될 일도 아니다. 인물과 콘텐트의 노웨어(know-where), 사람·조직·기구 사이의 네트워크, 행사 수행의 노하우 등이 지속적이고 방대하게 확장 또는 축적된다. 그에 따른 프로그램 기획 발굴, 트렌드 반영, 비전 제시 등이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다. 이것이 행사의 수준과 질을 높여가는 선순환이 되려면 민간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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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건-문화 격차를 해소함으로써 다른 격차를 줄여나가는 선순환을 촉발시킨다는 의미다. 문화라는 소프트웨어의 파워를 지렛대로 삼아 정치·경제 등 하드웨어의 파워에서도 지방의 역량을 점차 높이고 균형발전을 꾀하자는 것.]

-문화수도를 추진하면서 느낀 점은.

“ 지방자치에 대한 법적·정치적·사회적 여건이 열악하다. 이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지방자치를 연구하거나 정치하는 분들도 하겠지만 우리는 거기서 머물러 있을 수 없다. 우리는 모든 현실적 여건을 주어진 조건으로 놓고 그 안에서 당장 도시발전을 위한 실사구시적 방안을 찾아내 성공시켜야 한다.”

-문화수도에 참여하고 싶은 문화인들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무조건 우리에게 연락부터 하시면 된다. 누군지를 알아야 다음 얘기를 할 수 있다. 전문가, 비전문가 누구든 환영이다.”

-아시아 최초의 문화수도가 두 달 뒤 시작된다. 시흥이 어떻게 선정됐나.

“문화수도 도입 첫해인 만큼 이번엔 도시를 ‘초대’했다. 전문가로부터 추천받은 도시들에 협업을 제안했다.”

-준비는 어디까지 진행됐나.

“11월 3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2016 코리아문화수도 시흥’의 주제와 이벤트 아이덴티티, 슬로건이 발표된다. 확정된 프로그램 일부도 소개할 것이다. 시흥에는 코리아문화수도 시흥지역위원회가 생겨서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2016 코리아문화수도 시흥을 잘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나.

“곧 O2O앱을 개발할 것이다. 오프라인 투 온라인(offline to online)이다. 사람살이의 모든 걸 해결해 준다는 뜻에서 라이브테크(LiveTech)라고 명명했다. 우리가 말하는 문화는 ‘협의의 문화’가 아니라 의식주 모든 것에 걸친 ‘광의의 문화’를 말하기 때문이다. 라이브테크 앱이 실시간으로 훌륭한 팁을 줄 거지만 ‘일단 놀고 보자’고 생각하면 만사가 잘 될 거라는 생각을 가지시라고 귀띔 드린다.”

-2017 코리아문화수도 선정은 언제 이뤄지나.

“올해 10~11월 사이에 2017, 2018년 문화수도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2016 코리아문화수도 시흥’을 빛내기 위해 연기했다. 현재 유치 희망도시들과 접촉하고 있다. 152개 시군과 9개 광역특별시에 지역위원회를 세워나갈 예정이다.”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원회가 걸어온 길

● 2014년 3월 27일 비영리 재단법인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원회(Korean Capital of Culture) 설립
● 6월 18일 창립세미나 개최. 문화수도 사업의 비전, 전략, 추진 시스템 정립
● 10월 29일 수원시 문화수도 사업설명회
● 2015년 2월 13일 제주 도 문화수도 사업설명회
● 3월 27일 시흥시 문화수도 사업설명회
● 4월 15일 선정위원회에서 ‘2016 코리아문화수도 우선협상도시’로 시흥시 선정
● 4월 30일 ‘2016 코리아문화수도 시흥’ 선포식 개최
● 6월 23일 조직위 부설 연구기관 ‘아시아문화경제연구소’ 발족
● 8월 17일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원회 시흥지역위원회 발족
● 11월 3일 ‘2016 코리아문화수도 시흥’ 주제·EI 발표 및 경제효과 분석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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