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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칠성파 간부 서울 호텔서 결혼식…경찰 인력 수백명 배치해 충돌 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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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서울 도심에서 유명 폭력조직 간부의 결혼식이 열렸다. 경찰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 인력을 대거 배치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2일 오후 5시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호텔에서 부산 칠성파의 행동대장 권모(56)씨의 결혼식이 열려 인근에 경찰 인력 200여명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의 결혼식에는 총 250여명이 하객이 참석했는데, 그 중 같은 칠성파 조직원이 약 15명, 다른 폭력조직에서 온 인원이 약 15명이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조직에서 온 사람은 매우 적었고, 두세명이 모여서 개인적으로 참석했을 뿐 특별히 조직적인 행동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배우 겸 가수 손지창(45)씨가 사회를 봤으며, 김민종(43)씨도 하객으로 참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씨는 과거 칠성파 두목 이강환(72)씨 후계자로 거론됐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현재 칠성파의 본거지인 부산이 아닌 서울에 거주 중이다. 경찰 측은 “과거 폭력조직 활동으로 여러 차례 처벌을 받아 관리 대상엔 당연히 올라있지만, 최근 몇년 동안 주목할만한 활동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권씨는 칠성파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가 흥행하자 곽 감독을 협박해 사례금 3억원을 받아낸 혐의로 지난 2005년 징역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결혼식 전후 약 3시간동안 현장 및 인근에 경찰 200여명을 투입하고 혹시 있을지 모를 충돌에 대비했다. 경찰은 관리 대상에 올라 있는 주요 폭력조직 간부의 경조사가 있으면 시민들이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조용히 행사를 진행하도록 사전에 조율을 하고, 현장에 인력을 배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날 결혼식은 특별한 불상사 없이 조용히 마무리됐다. 또 부산에서 참석한 칠성파 조직원들은 결혼식 종료 직후 부산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원들이 도열해 세를 과시하거나 하는 시끄러운 상황은 없었고 다른 조직에서 조직원을 대거 보내거나 하는 돌발상황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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