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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감기만 걸려도 대학병원 가는 한국드라마? 미시경제론 이해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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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스타 소녀시대 [사진=카시오]

왜 한국드라마는 미시경제의 근본이론과 배치될까?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서 지역주의의 재해석을 배울 수 있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한국 대중문화와 관련한 전세계 학술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K-팝으로 대표되는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요인에 대해 전문가들의 접근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남미에서 유럽까지 학자들이 다루는 주제는 다양하다. 소녀시대의 새 뮤직비디오를 분석하고, 일본의 청소년팬들이 한국의 보이밴드를 보기 위해 원정을 오는 현상을 연구한다. 한국과 일본에 대한 비교연구도 많다. 한국과 일본의 노래방에 가서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연구나 심지어 한국의 걸그룹이 일본보다 키가 10㎝ 더 큰것이 인기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기도 한다. 이번주에는 150여명의 학자들이 두바이에 모여 제3회 세계한류학회회의가 열린다.

그동안 한국의 불교문화나 유교 연구, 고대 부계문화에 대한 연구등이 주목을 받아왔지만 그 영역이 한국 문화 등으로 확장된 것이다. 실제로 2012년 강남스타일의 성공이후 한국 문화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빅뱅이나 소녀시대 같은 아이돌그룹 뿐 아니라 ‘별에서 온 그대’같은 드라마도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한국 문화는 남미와 중동, 동남아에서 큰 인기다.

영국 런던대학의 케네스 하워드 교수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분석해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뒤집는 모방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하워드 교수는 강남스타일 속에서 ‘마카리나’춤과 ‘할렘셰이크’같은 유행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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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등에서 큰 인기를 끈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보건경제학 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우베 라인하르트 프린스턴대 교수도 지난해 대학 홈페이지에 ‘한국 드라마 입문’과정을 열었다. 6년동안 한국 드라마를 시청해왔다는 그는 한국 드라마가 사용하는 전형적인 코드를 해체하고 경제학적인 메스를 들이댄다. 예를 들면 ‘감기에만 걸려도 대학병원에 가는 드라마의 모습을 보고 수요-가격성은 한국드라마에서 적용되지 않는다’같은 분석이다.

물론 우려도 있다. 워싱턴대학의 클락 소렌센 교수는 “한국 문화 연구가 흥미로운 주제 일변도로 흐르는 것은 문제”라며 “사회적 변화나 관습의 변화 등 깊이 있는 연구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3년 서울대학교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한국드라마를 즐겨보는 이들은 교육수준이 낮은 편이다. 그 결과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이복동생과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에 대해 비판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WSJ의 분석이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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