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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당권 주자들 "텃밭 지지층 끌어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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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나라당 대표 경선 레이스 종반의 최대 변수는 투표율이다. 특히 어느 후보가 자신의 강세 지역에서 투표율을 높이느냐에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이번 경선은 당원으로만 이뤄진 22만8천여명 선거인단의 직선이다. 한국 정당 사상 최대 규모다. 현재 예상 투표율은 30~40%다. 이럴 경우 6만8천~9만1천여명 정도가 투표에 참가한다.

경선에 출마한 후보는 6명이다. 서청원(徐淸源).최병렬(崔秉烈).김덕룡(金德龍).강재섭(姜在涉).김형오(金炯旿).이재오(李在五)의원이 그들이다. 각 후보 진영에선 "투표수의 30%만 넘기는 득표를 하면 당선권"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표로 계산하면 2만에서 2만7천여표 사이다.

판세는 혼전 양상이다. 한 관계자는 "1, 2위간 득표율 차가 5% 이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5천표 이내의 승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각 주자 진영이 막판에 주력하는 부분은 지지층에 대한 사표(死票)방지 노력이다. 전체 투표율이 낮을 것이 분명한 만큼 지지층을 가장 많이 동원하는 쪽이 당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선거인단은 ▶중앙당 대의원 7천여명 ▶지구당 추천 11만4천여명 ▶중앙당 추첨 10만7천여명 등 3개 그룹으로 구성됐다. 이 중 중앙당 대의원들은 지난해 전당대회에 참여했던 핵심 당원들이다. 투표율이 8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당 추천 몫도 비교적 높은 투표율을 보일 것 같다. 반면 중앙당 추첨 케이스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투표율이 예상되고 있다.

각 주자들은 대략 지구당 추천 몫은 60% 안팎, 중앙당 추첨 몫은 20%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주자들은 지역별 공략을 종반 전략의 핵심으로 잡고 있다.

서청원 의원 측은 "대선 기간 중 당 대표를 맡았던 인연으로 중앙당 대의원 그룹과 지구당 추천 선거인단 사이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들과의 연고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徐의원은 지구당별로 강세지역을 선별해 이 지역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독려 대상 지구당은 수도권.충청.제주에 상대적으로 많이 있다고 한다.

최병렬 의원은 전체 선거인단 중 지지층 6만명의 리스트를 파악, 이들을 집중 공략 중이다. 崔의원 측은 "그동안의 ARS 조사 때 崔의원 지지 의사를 밝혔던 당원들과 지구당별로 파악한 지지자들의 명단을 정리, 이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선거에 반드시 참가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 부산.경남, 강원 등에 많다고 한다.

서울.호남 등지에서 강세라고 판단하고 있는 김덕룡 의원은 40대 전후의 개혁 지향 선거인단 층이 주된 지지자들이라고 보고 있다. 金의원 측은 "지난 20일 '변화와 개혁'을 기치로 개최한 金의원 후원회에 참석한 2만여명의 대의원이 지지자들의 자발적 투표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재섭 의원은 대구.경북의 투표 참여를 높이기 위해 '영남 책임론'을 강조하고 있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한나라당이 바로 서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당의 중심인 영남 세력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논리다.

이런 가운데 22일 열린 청주방송(CJB)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지난 대선 때 당론으로 반대했던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에 대해 약속이라도 한 듯 전원 찬성 입장을 밝혀 한표의 힘을 실감케 했다.

남정호 기자 <namjh@joongang.co.kr>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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