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한번도 다툰 적 없다"…총격 피살 한인 아내 인터뷰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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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다툰 적 없다. 우린 일방적으로 계속 당하기만 했다.”

남편을 잃은 아내는 비통하고 억울한 심정을 쏟아냈다. 몇 번이고 다시 생각해 봐도, 남편은 잘못한 게 없었다. 지난 25일 로스알라미토스에서 옆집 남성 엘리자 바르가스(41)의 총에 맞아 사망한 고 성상주(39)씨의 아내 이문희(37)씨가 그동안의 일을 털어놨다. <본지 2015년 10월 27일 A-1면 참조>

이씨는 "이웃 간의 불화로 일어난 일이 아니다. 사실을 알리고 싶다"며 힘겹게 인터뷰에 응했다.

-당시 상황 설명을 해 달라.

"전화 통화를 하러 나간 남편이 오후 5시 3분에 문자를 보냈다. 그 남자가 또 노려본다는 내용이었다. 곧 총성이 들렸다. 폭죽 소리인 줄만 알았다. 10여 분 후에 경찰이 집으로 오고나서야 상황을 알게됐다."

-바르가스와 왜 다퉜나.

"다툰 적 없다. 일부 언론이 소음때문에 갈등이 심했다고 보도했지만 전혀 아니다. 불화는 서로 싸운 걸 말한다. 소음이 심하긴 했다. 그러나 남편은 항의를 하거나 불만을 얘기한 적이 없다.

-당했다면 위협을 느꼈나.

“마주칠 때마다 무서웠다. 스페인어만 쓰면서 이유없이 소리를 질러댔다. 대응하지 않았었다. 한 번은 아이들이 주차장에 서 있었는데 바르가스가 차를 거칠게 몰며 아이들에게 겁을 줬다. 특히, 사건 발생 3일 전 목요일에 차고 문과 집 유리창이 깨져있는 걸 봤다. 증거 사진을 찍고 있는데 그가 매우 사납게 노려봤다. 남편과 '저 사람때문에 여기 오래 못 살겠다'라며 집 안으로 피했었다."

-용의자는 왜 위협을 한 건가.

"모르겠다. 지난해 2월부터 이웃이었다. 처음에 인사를 했더니 말 없이 노려보기만 했다. 남편과 '말도 섞지 말자'고 늘 얘기했다."

-남편은 어떤 사람이었나.

"가정적이고 착했다. 교회 봉사도 열심히 하고, 누군가와 다툴 사람이 아니었다."

-남편과 나눈 마지막 대화는.

"총성이 나서 무슨 소리냐고 묻는 문자를 보냈었다. 그게 남편에게 건넨 마지막 말이었다. 남편을 향한 총 소리인 줄도 모르고…."

-앞으로 계획은.

"경황이 없다.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한편 로스알라미토스 경찰은 28일 오후 현재 아직 용의자를 체포하지 못했다.

성씨의 장례식은 3일 오후 7시에, 하관 예배는 4일 오전 11시에 로즈힐공원묘지 스카이로즈 채플에서 엄수된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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