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탈리아 장인기업 140만개 비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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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의 나라’ 이탈리아는 ‘장인(匠人) 기업’들로 유명하다. 덩치는 작지만 오랫동안 특정 분야에서 기술을 갈고 닦아온 기업들이 140만 개에 달한다. 종사자만 290만 명이다. KOTRA에 따르면 장인 기업의 95%는 종업원 10명 미만의 ‘강소(强小) 기업’이기도 하다. 이들은 이탈리아 국민총생산(GDP)의 12%를 맡을 정도로 중요하다. 최근의 유럽 경제위기 속에선 경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숱한 장인 기업을 배출하는 비결은 뭘까. KOTRA는 29일 보고서를 통해 가족 중심의 기업문화와 기술이 축적됐고, 생산 클러스터를 통한 유기적 협업이 가능했으며, 미(美)와 창의성을 추구하는 문화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KOTRA는 “우리 기업과 장인 기업은 품질과 해외진출을 중시하는 점에서 비슷하다”며 “그러나 가격보다 기술 우위와 전수에 주력하고 대기업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해 온 점이 다르다”고 밝혔다.

KOTRA는 “규모에 비해 뛰어난 해외 시장 개척 역량을 갖춘 우리 기업들이 이탈리아 장인 기업들과 협업을 한다면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KOTRA는 다음달 8일~14일까지 현지에 연수단을 보내 상생 방안을 찾기로 했다. 지난해 이탈리아 ‘장인 기업 협회(Confartigianato Imprese)’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처음 추진하는 협력 사업이다.

연수단에는 가죽가방·수제화·화장품·기계·염색 분야의 국내 10여 개 중소기업이 참가한다. 이들은 밀라노·피렌체 등 이탈리아 북부 공업 지역의 장인기업 현장을 방문해 서로 강점을 교류한다.

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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