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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되는 장그래 ‘미생2’에선 결혼도 … 상대는 비밀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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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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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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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웹툰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 [중앙포토]

“바둑은 기본적으로 싸움이고 전쟁이다. (…) 그 세계에서 10년 넘게 살았다. (나는) 패잔병이지만 승부사로 길러진 사람이다. 선수(先手)를 넘기지 않는 선수(選手)다.”

윤태호 내달 10일부터 다음·카카오에 연재

 지난해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TV 드라마 ‘미생(未生)’의 여운이 아직 생생하다. 프로 입단에 실패한 바둑 기사 장그래가 대기업에 취직해 겪는 애환을 그린 ‘미생’은 웹툰이 원작이다. 2012~2013년 다음웹툰에 연재돼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사람들이 ‘미생’에 그토록 열광한 이유는 비정규직의 설움을 실감나게 다뤄서다. 바둑이라는 전혀 다른 장르를 접목해 전쟁터 같은 현실을 효과적으로 풀어낸 것도 흥행 요인이었다.

 장그래가 다시 돌아온다. 웹툰 작가 윤태호(46)씨가 ‘미생 시즌2’를 다음달 10일부터 다음웹툰과 카카오페이지에 동시 연재한다. ‘미생2’ 이야기를 미리 들었다.

 -어떤 내용인가.

 “3부로 구성된다. 1부는 회사의 경영 및 회계와 관련된 이야기, 2부는 해외 출장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 3부는 연애와 결혼 이야기를 다룰 생각이다.”

 -미생2에서도 장그래는 역시 비정규직인가.

“아니다. 장그래는 시즌2에서는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입사한다. 한데 회사가 중소기업이다. 장그래가 정규직으로 입사해 일을 시작하는 과정에 집중하고자 했다.”

 -시즌1과 다른 점은.

 “시즌1이 직장생활에 대한 추상적이고 사색적인 고민을 다뤘다면 시즌2에서는 좀 더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직장 이야기를 다루려고 한다. 주요 인물들의 일과 결혼 등 현실적인 문제도 보다 깊이 있게 다룰 예정이다.”

 -결혼 상대가 궁금하다. 장그래·안영이 커플이 탄생하는 건가.

 “그건 말해 줄 수 없다. 다만 시즌2에서 다룰 연애와 결혼은 달콤한 로맨스가 아니다. 결혼하면 어쩔 수 없이 빚을 지게 되는 요즘 청년 세대의 현실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

 -시즌2에서도 바둑 이야기가 많이 나오나.

 “시즌1에서처럼 장그래가 스스로를 성찰할 때 바둑 이야기를 자주 할 생각이다. 특히 직장의 현실을 묘사할 때 바둑에 비유해 표현하는 장면을 곳곳에 집어넣을 계획이다.”

 -시즌2에서도 기보(棋譜· 대국 기록)가 나오나.

 “물론이다. 1998년 제3회 삼성화재배 결승 5번기 최종국 이창호 9단과 마샤오춘(馬曉春) 9단의 대국을 선택했다. 시즌1에서는 조훈현 9단이 녜웨이핑(<8076>衛平) 9단을 꺾고 제1회 응씨배를 제패하는 대국을 실었다. 시즌2에서는 조 9단의 제자인 이창호 9단이 당시 중국 1인자였던 마샤오춘 9단을 꺾고 삼성화재배를 제패하는 기보다.”

 -기보와 시즌2 줄거리의 연관성도 고려했나.

 “아니다. 시즌1에서도 기보를 선택할 때 줄거리와의 연관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독자들이 기보와 작품 내용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느꼈다면, 전적으로 기보 해설을 맡은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의 역량 덕분이다.”

 -바둑은 자주 두는지 궁금하다.

 “요즘에는 중소기업을 취재하느라 바둑 공부를 잘 못하고 있다. 또 나는 바둑에서 지면 감정 관리가 잘 안 되는 편이다. 그래서 바둑을 두기보다는 바둑책을 보면서 바둑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기력은 어느 정도인가.

 “10급 정도다. 거의 둘 줄 모른다고 보면 된다. 바둑을 잘 두지는 못하지만 바둑이 너무 좋다. 특히 미생을 연재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바둑 영웅들의 말을 작품에 옮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보람이자 영광이었다.”

 -시즌2 연재는 언제 끝나나.

 “연재를 마무리하는 데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가 1년 가까이 걸리고, 한 부가 끝나면 한두 달은 휴식기간을 가질 것이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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