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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 흐름이 창업 포인트…PC방 지고, 패스트푸드점 뜨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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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한치 앞이 안보일 정도로 불투명하고, 노후는 길어지고 있습니다. 퇴직해도 30년을 버텨야 하는 반퇴시대가 현실이 됐습니다. 창업이라도 해봐야 할까 생각해보지만 시장분석 경험도 없고 어디부터 챙겨봐야 할지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마침 국세청이 쓸 만한 자료를 내놓았습니다. 사업자현황조사라는 것입니다. 이 자료는 그동안 매년 12월말 나오면서 큰 흐름만 보여줬는데 올해부터는 지역별, 업종별 흐름(트렌드)을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공분야의 정보를 최대한 공개하라는 정부 3.0 정책의 결과입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사업자 수는 지난해 8월 말 626만2000명에서 올 8월말 661만명으로 5.6% 증가했습니다. 업태별로는 부동산임대업이 가장 많고, 소매업ㆍ음식점 순이었습니다. 지역별로는 인구가 몰려 있는 경기ㆍ서울ㆍ부산이 많았지만 증가율은 인구 유입 많은 세종ㆍ제주가 높았다. 인구가 몰리는 곳에 창업 기회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PC방은 전망이 흐림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올 8월 사이 동향을 봤더니 사업자 수가 1만1319명에서 1만842명으로 -4.2%를 기록했습니다. 모방일 이용자의 증가에 따른 결과로 보입니다. 굳이 PC방을 가지 않아도 모바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면서 PC방 수요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미용실은 맑음이고 이발소는 흐름입니다. 이 결과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미용실은 8만6991명이고, 이발소는 1만2823명입니다. 압도적으로 미용실이 많습니다.

학원은 사교육비 논란에도 불구하고 증가했습니다. 취업이 어려우면서 공급자(강사)가 늘고 수요도 꾸준하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특히 예체능학원은 증가추세에 있고 교습학원도 여전히 늘고 있습니다. 반면 문구점ㆍ서점은 감소 추세입니다. 일본에선 몇 발자국만 걸으면 서점이 있는데 한국에선 계속 서점을 찾기어려워질 것같아 씁쓸합니다.

먹는 장사는 맑음으로 나타났는데 그 중에서도 젊은층이 선호하는 패스트푸드점은 특히 맑은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많이 창업하고 가장 많이 없어지는 게 치킨집이라지만 치킨ㆍ피자ㆍ햄버거를 포합한 패스트푸드점은 전년 동월에 비해 무려 12.6% 상승했습니다. 사업자가 2만7536명에서 3만994명으로 늘었습니다. 제과점도 6.5% 증가했고 일반음식점(한식집, 중식집, 일식집, 양식집, 분식집, 회사 구내식당)도 3.4% 증가했습니다. 먹방의 영향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소매업의 증가 역시 눈에 띕니다. 실내장식가게ㆍ편의점ㆍ과일가게ㆍ수퍼마켓이 모두 증가했습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소비생활의 고급화가 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실내장식가게는 12.2% 증가했습니다. 반면 휴대폰판매점은 2.2% 감소했습니다. 휴대전화가 포화상태에 이른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여성창업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어나는 건 고무적입니다. 또 창업자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최다 연령대는 50대로 분석됐습니다. 그 다음은 40대입니다.

김동호 선임기자. d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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