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탑승교도 수입 않고 군인들이 직접 만들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기사 이미지

박상권(64·사진) 평화자동차 명예회장은 북한을 200여 차례 방문한 대북 사업가다. 김양건 노동당 비서와 친분이 있고,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도 두 차례 만났다.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초대받은 그에게 북한 당국은 원산 갈마공항 방문을 허용했다. 박 회장이 “공항 공사가 마무리됐다는데 왜 공개를 않나. 이번 기회에 보여달라”고 하자 12일 현장으로 안내했다고 한다.

최근 갈마공항 갔다온 박상권 회장
“5·24 대북제재 해제, 정부 나설 때”

 박 회장은 26일 기자와 만나 “김정은 제1위원장의 관광특구 구상이 공항건설을 통해 가시화하고 있는 걸 현장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직 관광객이나 항공수요가 많지 않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통 큰 투자를 한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특히 “갈마공항에 대한 애착이 강해 곧 김정은 제1위원장이 참석하는 개관행사가 열릴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말에는 김정은이 전용기를 타고 나타나 공군 전투비행술 경기대회를 참관하기도 했다고 한다. 군사구역인 갈마공항을 외부인사에 공개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박 회장은 덧붙였다.

 공항 건설에는 강원도 지역 5군단 병력이 대거 투입됐다고 박 회장은 말했다. “비행기와 공항 터미널을 연결하는 탑승교도 수입하지 않고 북한 군인들이 직접 제작했다고 한다”고도 했다.

 당 창건 70주 행사 때 김정은의 연설을 직접 들은 박 회장은 “핵·경제 병진 노선을 강조해온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번엔 ‘핵’을 빼버렸더라”고 소개했다. 또 “선군(先軍)에서 선민(先民)으로 정책을 바꾸려는 모양새를 취했다. 청년과 군대를 중시할 것이란 느낌도 받았다”고 했다. 박 회장은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에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정부가 북한에게 ‘5·24를 풀고 싶다면 북측이 어떠어떠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