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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치더라도 꿀리는 일 말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공직자의 골프와 관련, "골프는 치되 남에게 꿀리는 일을 하지 말라"고 했다. 중앙부처 실.국장 7백명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다. 盧대통령은 "나도 남을 따라 골프를 쳐봤는데 그늘집(골프코스 중간의 매점)에 가서 뭘 하나 먹는 것도 돈내는 사람의 눈치를 살핀 경험이 있다"며 "골프장에는 가되 골프 접대는 받지 말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행정 개혁에 성공하는 부처는 법인 골프회원권을 주자고 했는데 문희상 비서실장이 웃고 있어 국민 감각에 안 와닿는 공론이라고 생각했다"며 "꿀리지 않게 골프를 치는 방안을 궁리 중인데 공무원들이 국민에게 한번 점수를 따고 하자"고 밝혔다.

자신이 주장한 개혁주체 세력 형성론과 관련, 盧대통령은 "도박판에 가도 어느 패에 걸까 잘 모르는 사람들은 잘하는 사람 뒤에 걸어 배당이 적다"며 "지금 노무현이 안된다고 할 때 한번 내게 걸면 배당이 클 것"이라고 공직사회의 지지를 거듭 주문했다. 盧대통령은 "줄을 서라는 것은 문제라고 (언론이) 하는 데 노무현을 빼고 나면 쓸 게 없나보다"라며 "앞으로 좋은 일 아니면 쓸 게 없도록 한번 잘해보자"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또 "내가 좀 말이 거칠다고 하지만 누구한테 해로운 말은 하지 않았다"며 "말이 거친 것은 다듬겠지만 진정한 의미의 품위가 뭔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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