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K리그 첫 '60골-60도움' 신태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K-리그 최고 연봉(4억1천만원). 1992년 신인왕. 11년간 여덟 차례 베스트11. 95년.2001년 정규리그 MVP. 96년 득점왕. 국내 최초로 60(골)-60(도움)클럽 가입.

지난 10년간 국내 프로축구에서 이 정도로 화려하게 활약한 선수는 없다. 그러나 일반인 중에 신태용(33.성남 일화)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유난히 대표팀과 인연이 멀었던 탓이다.

온 국민이 축구에 열광할 때 그는 그 자리에 없었다. 해외로 나가지도 못했다. 하지만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키듯' 그는 국내 그라운드를 지켰고, 마침내 지난 15일 한국 프로축구사에 길이 남을 60-60의 대기록을 세웠다. 성남 일화 숙소에서 그를 만났다.

▶킥의 달인

신태용은 킥이 정확한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2월 16일 도쿄에서 열린 'A3 마쓰다 챔피언스컵 2003' 성남 일화와 주빌로 이와타의 경기에서 그가 오른발 인사이드로 감아 찬 공이 벽을 만든 수비수들의 머리를 살짝 넘어 왼쪽 골문 구석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간 장면이 이를 입증한다.

어시스트도 정교하다. 60-60을 달성한 15일 울산 현대전. 페널티박스 오른쪽 외곽에서 신태용이 쏘아올린 공은 샤샤의 머리 위로 정확히 떨어졌고, 공은 샤샤의 머리를 거쳐 왼쪽 골문에 꽂혔다. 비결이 뭘까? 대뜸 "감이 중요하다"는 선문답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다시 캐물었다. 정답은 연습이었다.

"교본은 참고서일 뿐이다. 연습 만이 모든 걸 말해준다. 백번이고 천번이고 똑같은 자세를 연습하면 교본에는 없는, 자신 만의 각도와 자세, 힘이 나온다. 이게 바로 감"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 감을 자신의 몸에 스며들게 하는 것은 경기를 통해서라고 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

"신태용의 리더십은 성남의 전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이용수 KBS 해설위원)

"후배들이 신태용에게 갖는 신뢰감은 엄청나다."(차경복 성남 감독)

왜? 그는 모나지 않다. 둥글둥글 잘 어울린다. 그리고 성실하다. 팀 동료인 김도훈(33)은 "형은 팀의 구심점"이라고 말한다. 필드에서 솔선수범하며 몸으로 직접 보여주니 후배들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같은 33세끼리 형이라니? 신태용은 실제 나이가 호적 나이보다 한살 더 많다.

▶절망은 없다

95년 MVP, 96년 득점왕으로 잘 나가던 신태용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97년 발목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연골이 모두 닳아 선수 생활을 못할지도 모른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그러나 일본에서 6개월간 치료한 끝에 그는 기적적으로 재활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번엔 팀이 망가졌다. 97년 정규리그 8위, 98.99년 최하위. 신태용이 프로축구 베스트11에 선정되지 못한 세 번이 바로 이 때다. 97년 이후 그는 대표팀 유니폼을 한번도 입지 못했다.

하지만 신태용은 절망하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뛰었다. 2000년 성남은 3위로 도약했다. 그해 베스트11에 다시 선정됐다. 그리고 2001.2002년 시즌 연속으로 팀을 우승으로 끌어올렸다.

▶신태용은 국내용?

신태용이 국가대표와 인연이 없는 데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체력과 수비력에 모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멀티 플레이어를 요구하는 현대 축구와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제대로 능력을 인정받을 기회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해외 진출을 못한 데 대해 신태용은 "90년대 말 독일과 일본의 구단들이 구체적인 액수까지 제시하며 이적을 제의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당시 구단의 만류가 워낙 강경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용인=강인식 기자

*** 신태용은 누구…

▶생년월일 ; 1970.10.11

▶몸무게 ; 70kg

▶신장 ; 1m75cm

▶100m ; 12.2초

▶혈액형 ; A형

▶취미 ; 여행

▶입단연도 ; 1992년

▶가족관계 ; 2남2녀중 2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