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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의 부동산 맥짚기] 오피스텔, 20년 내 투자금 회수 따져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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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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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요즘 오피스텔이 아파트 못지 않게 인기를 끈다. 한동안 분양형 호텔이 수익형 부동산시장의 화두였으나 이제는 오피스텔이 관심 대상이다.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수도권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오피스텔이 쏟아져 나온다. 올해 8만 실 정도 공급될 것 같다. 아마 내년쯤에는 전국의 오피스텔 총 물량이 50만실 가량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오피스텔은 자산가치 상승보다 임대 수익이 중요하다. 매달 월세 받는 재미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문제는 분양업체 말대로 꾸준히 임대수익이 나오느냐는 것이다. 평균적인 오피스텔 수익률은 5% 선이다. 분양업체 계산 방식으로는 10%가 넘기도 한다. 은행대출을 제외한 순 투자금 대비 수익금을 따지면 그런 수치가 나온다. 대출금리가 3%만 돼도 은행돈을 빌려 투자하는 게 이득이다. 수익률이 5%라면 은행 이자 갚고도 돈이 남는다. 더욱이 분양대금의 60~70%는 은행 대출로 충당할 수 있어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아파트는 작은 평수라도 2억원이 넘지만 오피스텔은 초소형이 많아 부담이 적다.

 여기다가 임대료도 꽤 높다. 18㎡ 짜리 원룸도 위치가 좋은 곳은 월 70만~80만원이고 변두리권은 40만~50만원이다.

 투자성은 어떤가. 총 분양가 대비 임대료 수익률은 5% 정도 된다. 이자가 싼 은행 대출을 많이 받을수록 수익은 커진다. 요즘같은 저금리 시대에 이만한 투자상품 구하기가 쉽지 않을 듯싶다. 그러나 항상 이런 재미가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공급이 넘치면 임대료는 떨어지고 건물이 낡을수록 세입자는 기피한다. 거래는 거의 안돼 문제가 있어도 계속 떠안고 가야한다.

 그래서 먼저 15~20년 안에 투자대금을 회수할 수 있느냐부터 따져봐야 한다. 20년이 지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번 따져보자. 1억원짜리 오피스텔 임대료가 월 40만원이라면 각종 부대비용을 제외한 연간 수익은 440만원 정도 된다. 여기서 금리 3%에 대출을 6000만원 받았다면 연간 이자는 180만원이다. 이자를 뺀 실 수익금은 260만원.20년간의 총 수입금은 5200만원이다. 실제 투자금이 4000만원이므로 본전은 건지고 남는다. 하지만 임대관리 수수료·건물 수선비와 투자금에 대한 기회비용 등을 감안하면 별로 남는 게 없다. 20년 이후부터 생기는 임대료는 실제 수익금이 되지만 건물이 더 낡게 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 부실이 생기면 더 골치 아프다.

 물론 지역에 따라 임대료가 상승하기도 하고 매매가격 또한 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곳은 초기 분양가가 너무 비싸 투자수익률은 3%대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초기 수익률만 보고 투자할 게 아니라 오피스텔 시장의 장기적인 전망을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예전처럼 부동산을 사놓기만 하면 돈 버는 시대가 아니어서 그렇다.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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