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盧대통령 "정권위한 국정원 끝내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서울 강남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을 방문,직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정원 개혁의 첫 번째 목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으로 정권을 위한 국정원 시대는 이제 끝내달라”고 말했다.

#제3신

조 부대변인이 비공식적으로 기자들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전 국정원장이 대북송금과 관련해 구속됐는데 이에 대한 코멘트 없었나.

“직접적으로 그같은 주제가 나온 건 아니다.국정원이 그렇게 안됐으면 좋겠다.국정원이 옛날에는 상당한 파워를 행사했지만 줄줄이 불려가 조사받는 등 마음 고생 심했을 것이다고 말씀했다.”

-한 질문자가 (국정원에 대한 대통령의 인상과 관련해서) 일부 만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국정원 직원을 썬그라스를 쓰고 있는 직원으로 생각하지 않으셨나고 질문했는데….

“대통령은 민변시절 장세동 안기부장과 소송이 걸렸는데 주소를 찾으려고 아무리 해도 없더라고 말씀했다.”

#제2신

▶조광한 부대변인 브리핑=노 대통령이 국정원을 방문해 고영구 국정원장으로부터 업무보고 받고 국가안보를 위해 헌신해온 국정원 직원들을 치하했다.

고 원장은 대통령에게 국정원 개혁과 관련해 4대 방침을 보고했다.
첫째,탈 권력화를 실현,권력기관으로부터 전문성 있는 정보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

둘째,탈정치화를 실현,정치개입적 입무에서 벗어나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

세째,국민에게 신뢰받는 조직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엄격한 법적 근거와 절차에 입각한 업무수행을 하겠다.

네째,새로운 정보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포괄안보 개념등 시대적 변화에 따른 대응능력 제고및 서비스를 확대하겠다.

▶조 부대변인이 밝힌 대통령과 직원들과의 일괄 질의 응답 내용.

<직원들 질문>
-대공정책실 폐지등 국정원 조직개편에 대한 개혁을 어떻게 생각하나.
-국정원이 대통령 직속기관으로서 대통령 국가안정보장 책무 보장을 가장 중요한 임무로 생각하는데 일부에서 정권 안정 기관으로 잘못인식하는데…."
-국정원 생산 일일보고서는 읽어보는지….
-대통령이 취임전 가졌던 국정원 직원에 대한 이미지는 무엇인가.

<대통령 답변>
국정원에 대해 과거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현재와 미래가 중요하다.국정원이 어쨌든 지금 이 시대에 국민들이 염원하는 방향의 흐름으로서의 개혁에 성공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주길 당부했다.개혁에 대한 평가는 만족한다.과거에 아주 일부 조직과 소수의 사람들이 명령을 받고 일을 한 과거가 있었고 그것이 국정원 전체 이미지에 부정적 이미지 줬던 불행했던 시절 있었다.그런데 더 많은 사람들이 훨씬 더 묵묵히 국가를 위해 일해왔다고 생각한다.바람직한 국민을 위한 정권을 위한 국정원 시대 끝내고 국민을 위한 국정원 시대 열자.

보고서에 관련된 부분은 책임있는 참모들이 보고 책임있는 참모들 통해 보고를 받고 있다.

테러나 마약밀수 국제 범죄 문제 부분에 대해선 국정원이 좀더 주도적 역할 하는 것 긍정적으로 생각하나 아직 과거에 국정원이 국민들한테 완전한 신뢰를 주지 못했던 어려웠던 시절 있기 때문에 국정원이 정말로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탈바꿈해가는 지속적 과제 통해 공감대 형성하게 되면 그런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가지 않겠느냐.

마지막으로 국정원 직원 여러분이 확실히 변화를 준비해 달라. 국세청 검찰 경찰 국정원 4대 권력기관에 의지하지 않는 정부를 탄생시키겠다.그리고 권력기관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권력이 탄생하고 공무원들에게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는 정부,공무원 조직이 스스로 자발적으로 민첩하게 국민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그럼으로써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한국사회를 구축하는 토대를 임기중에 꼭 같이 만들고 싶다.

▶조 부대변인이 전한 오찬장 분위기

굉장히 좋았다.직원들이 대통령을 마음으로부터 환영하는 분위기가 있었다.자연스러웠고 대통령이 날씨가 더우니 자켓을 벗고 식사를 하자고 해서 많은 분들이 자켓 벗고 자연스럽게 식사했다.헤드테이블에 평범한 직원들 앉아 담소했기 때문에 격의 없는 대화가 이뤄지는 분위기 였다.

대통령 말씀 중 다섯차례 여섯차례 화끈한 박수가 있었다.“여러분들 인상 참 좋다.”권력기관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권력 꼭 만들고 싶다.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불편한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는 정부 자발적 추진 공무원 조직 만들겠다고 하는 부분에 박수가 있었다.

#제1신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서울 강남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을 방문,직원들과 오찬을 함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고영구 국정원장은 이날 오전 헬기까지 마중나가서 노대통령을 영접했으며 회의장으로 직행했다.노대통령의 국정원 방문에는 문희상 청와대비서실장을 비롯, 국가안보좌관, 정무수석, 민정수석, 홍보수석등이 수행했다.

▶ 업무보고 : 대통령 10시25분 도착.

- 고원장 인사말 : 대통령께서 방문해 주신데 대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전 직원과 함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우리는 탈권력화 및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조직으로 개편했다. 국가 이익을 위해 헌신하고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를 열어나는데 노력하겠다.

▶오찬 간담회: 대통령 12시10분 도착

노대통령이 착석한 헤드 테이블에는 국정원의 중간간부를 배석시켜 실무적인 분위기 강조됐다.

- 고 원장 : 귀한 오찬 자리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바쁘신데 격려하는 자리만들어 주셔서 뜻깊다. 국민에게 봉사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고자 다짐한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충실히 하고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

- 대통령 : 반갑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박수도 많이 쳐주시고 밝은 표정을 보니 안심이 된다. 국가정보원은 국가 존립과 안전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국가 기관이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 선발과 훈련 과정을 보면 한국에서 가장 우수한 집단 인재라 하겠다. 그런데 지난 몇 년 동안 시련이 있었다. 대통령 되고 보니 기대와 불안이 여러분들 사이에 엇갈렸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들의 밝은 표정을 보니 불안이 가시고 있다는 것을 알겠다.

새로운 기대와 각오가 자리잡히는 것 같다. 맞지요? (예)
맨 처음 국정원을 쳐다보면서 골치가 아팠다. 저 같은 사람 잡아다 혼도 냈던 곳이고 과거정부에서는 정권에 봉사하다가 신뢰를 잃어버리고....이 조직 어떻게 할지 처음에는 막막했다. 지금 와보니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국정원, 검찰, 경찰, 국세청, 이것을 4대 권력기구라고 하지 않느냐. 국회에서 이 기관장들은 꼭 따져보도록 했다. 그 기관들이 과거에 권력을 위해 본이든 아니든 이용된 측면이 있다. 국정원으로선 갈등과 시련을 보낸 시기였다.

여러분도 엉뚱하게 정권 때문에 몇몇 사례로 신뢰를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바뀌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잘 하겠다. 개혁은 밖에서 타율적으로 요구하면 일회성에 그치고 만다. 여러분 스스로가 개혁을 주도해야지 1차 개혁에 이어 2차 3차 개혁이 지속될 수 있다.

개혁의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개혁은 자기 살을 도려내는 어려운 것이다. 불편한 것이다. 그러나 잘 하시리라 확실히 믿고 여러분에게 다 맡기겠습니다.

국정원 개혁의 첫 번째는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여기서 강한 어조로) 일하는 것이다.

정권을 위해서는 그만해라. 정권이 국정원에 대해 지금 묻지도 않고 요구하지도 않아서 여러분들이 불안해 할 지 모른다. 그렇지만 정권을 위한 국정원 시대는 이제 끝내달라는 것이 나의 뜻이다.

개혁의 두 번째 목표는 국정원이 국가 안전을 위한 전문적 정보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국가정보기관이 되는 것이다. 정치사찰 이런 것은 당연히 폐기된다. 갈등조정과 국정 일반을 위한 정보 이것도 여러분들이 오랫동안 할 일은 아니다. 국가 안전 정보에 전념해 달라. 그러나 과도기적으로 해달라. 그 역량이 폐기되기에는 너무 아깝다. (주석: 국정원이 갈등해결에 참여하라는 것으로 해석해야되는지 아리송해서 이해성 수석에게 문의하니 “정보 제공등 측면에서 사실을 알려주는 정도로 도우라는 뜻 아닌가,” 사람을 한꺼번에 재배치하는 것도 사실 어렵고.“라고 해석)

갑자기 다 바꾸다보면 사람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을 하게되는데 여러분 한 분 한 분에게 얼마나 많은 국민의 세금이 투자되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그만큼 여러분은 소중한 사람들이다. 이 취지를 잘 살려 말 그대로 정보 전문가, 프로페셔널이 되어주길 바란다.

자세를 바꾸는것도 중요하다. 내가 국회의원 시절 지역에 내려가보니 국정원 간부들 대접 잘 받고 있더라. 즐거운 일 일 수 있겠지만 여러분 조직에 가장 부담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제 국정원은 세계최고의 정보기관으로 거듭난다는 자세로 일해달라.

과거처럼 이른바 ‘끗발’이 아니라 자부심과 보람으로 여러분이 제 위치를 찾아달라. 내 임기안에 자랑스러운 국정원이 될 수 있도록,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국정원이 될 수 있도록 확실히 밀어드리겠다.

<기념식수>

노대통령은 오찬후 50년 산 반송(소나무과 일종)을 기념식수했다. 비석에는 “국민의 국정원으로” 2003.6.20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적혀있었다.

노대통령은 식수를 하면서(장갑을 건네받고) “평소에 장갑을 쓰고 돌려줬는데 이거 가져가야겠다. 이거 면으로 된 거 맞아요. 아침에 머리 드라이할 때 참 편하드라구요.”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