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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반대 서명장 찾은 문재인, "인증샷" "문제있어" 극과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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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낮 12시30분 서울 중구 무교동 음식문화거리. ‘교과서 국정화 반대!’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두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선 자리에서 한바퀴를 돌았다. 자신을 둘러싼 시민들로부터 몰려드는 인증샷 요청에 응하기 위해서였다.

문 대표는 이날 비공개로 정호준 의원(서울중구ㆍ초선)이 지역구에서 진행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 현장을 찾았다. 지난주 홍대ㆍ동대문에 이어 세번째다. 여의도역 인근에서 서명운동에 참여했다가 보수단체인 어버인연합 회원들이 항의 방문을 하는 바람에 충돌 우려가 빚어지자 '깜짝 방문' 형태로 바꿨다.

이날 서명운동 장소에 문 대표가 나타나자 지나가던 시민들이 걸음을 멈췄다. "실물은 처음이네"'사진 좀 찍을 수 있을까요?"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문 대표는 서명하기를 머뭇거리는 시민들이 보이면 다가가 서명대로 이끌었다.

서명에 동참하고 문 대표와 인증샷을 찍은 회사원 장한울(33)씨는 "주변에 획일화된 역사관을 가르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이들이 많다"며 "문 대표와 찍은 인증샷을 친구들과 SNS에서 공유하겠다"고 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당초 100만 서명운동을 기획했는데, 예상외로 현장의 호응이 커 1000만 서명운동으로 바꿨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구도를 야당 대 청와대가 아니라 시민 대 청와대로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명에 동참한 직장인 임영섭(46)씨는 "교과서 국정화를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바람에 반발심이 들었다"고 했다. 문 대표는 점심식사 자리로 이동하면서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제작한 8쪽짜리 소형 '국정화 반대' 홍보물을 나눠줬다.

문 대표에 대한 태도가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문 대표가 편의점 앞에 모인 60대 노년층에게 다가가 홍보물을 건넸지만 "문제가 있는 문재인으로 알고 있어!"라는 호통이 돌아왔다. 문 대표는 "우리가 몇년 동안 이런저런 서명운동을 꽤 했는데 지금까지 한 서명운동 중 가장 자발적으로 호응이 좋다"며 "그만큼 이 부분은 국민들 사이에서도 반대하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청와대 회동에 가게 되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민의 반대 여론을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ng.co.kr

[사진 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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