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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올 하반기 임원인사 방향은…'감축'과 '오너리스크 대비'

중앙일보

입력

올 하반기 기업의 임원 인사는 ‘감축’과 ‘오너리스크 대비’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한국CXO연구소는 20일 이번 임원 인사의 트렌드를 ‘CㆍOㆍFㆍFㆍEㆍE’로 요약했다. ▶Cut(임원 감축) ▶Owner Risk(오너 리스크 대비) ▶Few(외국인과 여성 같은 소수 임원 부각) ▶Fusion(융합형 인재 선호) ▶Efficiency(효율성 강조한 조직 개편) ▶Ethics(윤리성 강조)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가장 주목되는 건 임원수의 축소다. 구체적으로 100대 기업 내 임원 숫자는 올 상반기 때보다 100~200명 줄어들어 최대 6700명까지로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11년 6600명일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근접한다는 얘기다.

100대 기업 내 임원 숫자는 지난 2010년 6000명 정도였는데, 2011년 6600명으로 증가했다. 이후 2012년과 2013년에는 6800명으로 늘어났다. 이어 지난해 7200명으로 급증하다 올해 들어 6900명 수준으로 줄었다. 한 해 사이에 300여 임원 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단기 실적 악화와 저성장 기조에 따른 기업들의 대비책, 기업 합병으로 인한 조직 개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전자를 포함한 정보기술(IT)ㆍ통신과 같은 사업 속도가 빠른 기업일수록 임원 자리가 10~20%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믿을만한 사람을 더 선호하는 경향도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올 해 기업은 ▶지배구조 불안정 ▶오너 형제간 경영권 분쟁 ▶오너 기업가의 법적구속으로 오너 리스크가 위험 단계 수준까지 다다랐다. 때문에 인사권을 쥐고 있는 경영자들은 좀 더 믿고 맡길 수 있는 ‘믿을 맨’ 친정체제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ㆍ여성 같은 소수 그룹에 속하는 임원들의 존재감이 더 도드라지는 임원 인사가 펼쳐질 것으로도 관측됐다. 현재 국내 100대 기업 내 외국인 임원은 100명을 갓 넘어설 정도다. 하지만 적은 숫자에 비해 기업 내 미치는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오 소장은 “영입된 외국인 임원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기업의 어떤 분야를 강화해 나갈지를 어느 정도 파악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은 150여 명으로, 내년에는 이보다 20여 명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에는 제조업 분야 대기업에서 비오너 출신 여성 사장 배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여성 사장이 발탁된 바 있지만, 대기업 제조업체에서 여성 사장은 국내에서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국내 대기업 중 여성 사장으로 가장 유력시 거론되는 후보는 삼성전자 이영희(51) 부사장이다. 이 부사장은 2007년 삼성전자 임원으로 영입돼 2012년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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