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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산 1위 삼성, 주가 지수에 초점 … 미래에셋, 섹터·테마 상품으로 추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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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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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운용 순자산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5개 회사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순자산 규모에서 압도적 1위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일 기준 순자산 10조2049억원에 42개의 ETF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전체 운용 순자산 규모가 20조원 안팎인 ETF 시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주가 지수를 바탕으로 한 ETF상품이 주력이다. 코스피200지수를 기반으로 한 ‘KODEX200ETF’, ‘KODEX레버리지ETF’는 운용 순자산이 각각 3조9176억, 2조5007억원으로 ‘빅2’다. 1일엔 코스닥150 지수의 수익률을 따르는 ETF를 상장시키는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150 지수는 지난 7월 발표된 코스닥 시장의 새로운 대표 지수다.

 그러나 최근 주가지수 하락으로 수익률에선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KODEX200’과 ‘KODEX레버리지’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5.90%와 -13.04%다. 이로 인해 테마·섹터형 ETF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KODEX자동차ETF는 최근 3개월 수익률 11.96%를 기록했다.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앞으론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KODEX 단기채권과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KODEX 단기채권 PLUS 등을 키워 투자자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순자산 4조7285억원으로 업계 2위다. 삼성자산운용에 비해 규모는 적지만 상품 수는 64개로 더 많다. 특히 올해에만 이들 펀드에 1조1855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을 뒤쫓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지수보다 섹터와 테마 ETF에 강점을 보인다. 미래에셋운용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섹터·테마형 ETF를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고령화 추세에 맞춰 건강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TIGER헬스케어ETF’가 올해 들어 71.08%의 수익률로 가장 우수했다. 뒤이어 ‘TIGER중국소비테마ETF’도 34.2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TIGER경기방어ETF’와 ‘TIGER배당성장ETF’도 2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본부장은 “‘박스피’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현재 코스피는 지수의 성장이 정체돼 있다”며 “저성장 시대에는 시장 대표 지수에 모두 투자하는 것보다 섹터 및 테마별 ETF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상품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자산 규모 3위인 KB자산운용(1조3366억원)은 낮은 수수료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KB자산운용의 KStar 200은 연간 수수료는 0.07%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8개 ETF 중 가장 낮다.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0.26%)과 큰 차이가 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과 한국투자신탁운용 KINDEX200(0.09%)에 비해서도 0.02%p가 낮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전략운용팀장은 “KStar200은 국내 전체 ETF 중 최저보수와 낮은 추적오차 등을 바탕으로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KB자산운용의 대표 상품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은 2009년 국내 최초로 주식 외 기초자산을 활용해 출시한 채권형 ETF인 KStar국고채 ETF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펀드는 당시 10만원 소액으로도 국고채 투자를 가능하게 해 코스피200지수, 섹터지수 등 주식 일변도이던 ETF시장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 순자산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1조2395억원)과 5위 한화자산운용(1조1293억원)이 각각 ‘KINDEX코스닥스타ETF’(연초 수익률 20.59%)과 한화ARIRANG고배당주ETF(연초 수익률 2.95%)를 대표 상품으로 운용하며 ETF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승호 기자, 김미진 인턴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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