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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세계로 퍼진 성북청소년오케스트라의 '아리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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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15일 오후 8시 15분, ‘아리랑’이 전세계에 동시에 울려 퍼졌다. 이 노랫 소리는 바로 ‘울림! 아리랑 국민대합창’ 행사의 연주로, 광복 70주년을 맞아 우리 민족의 미래와 번영을 위한 소망을 모으는 ‘화합’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오후 7시, 제주에서 시작된 ‘아리랑’의 소리가 우리나라에서는 부산, 광주, 대전, 대구, 충북, 경기지역을 거쳐, 해외에서는 오사카에서 시작하여 베이징, 싱가포르, 파리, 런던, 뉴욕, LA, 사할린을 거쳐 8시 15분에는 서울의 경복궁에 도착했다. 풍류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임동창(59) 연주자가 예술 총감독을 맡았던 이 행사에서 ‘아리랑’을 연주했던 이들은 놀랍게도 청소년들만으로 구성된 ‘성북청소년오케스트라’였다.

올해로 창단 5년째인 성북청소년오케스트라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음악을 통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지역오케스트라이다. 이 오케스트라가 어떻게 이렇게 큰 행사에 참여할 만큼의 규모가 되었는지, 그리고 어떠한 구체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8월 29일 토요일 오전 오케스트라의 연습 시간에 맞춰 성북구청에서 유세종(50) 지휘자와 정경화(50) 단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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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청소년오케스트라 유세종 지휘자

유세종 지휘자 인터뷰
- ‘울림! 아리랑 국민대합창’ 행사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지.
“울림아리랑조직위원회에서 처음엔 아리랑 합창을 오케스트라 없이 하려고 하다가 우연히 저희 성북청소년오케스트라와 연결이 되어서 오케스트라와 공연을 함께 하는 것이 훨씬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예술총감독을 맡은 임동창 피아니스트가 저희 오케스트라의 여름캠프에 찾아와 저희의 연주를 들은 것도 행사 참여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 어떻게 이곳에서 지휘를 맡게 되었는지.
“우선 정경화 단장과 저는 대학교 친구 사이입니다. 정 단장이 제게 의향을 묻기에, 어쩌면 후에 세계적인 음악가가 탄생할지도 모르는 이 아이들에게 음악적인 면 하나만큼은 확실히 가르쳐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휘를 맡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보면 지휘자 분들이 지휘전공이 아닌 경우가 많은데, 저는 클라리넷과 함께 지휘를 전공하여 더 전문적으로 오케스트라를 잘 이끌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규모가 큰 오케스트라를 이끌어나가면서 힘들었던 점은.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지만, 굳이 말하자면 이번 주에 이야기한 것을 그 다음 주에 또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어떠한 말을 해주어도 한 주만 지나면 잊어버려 다시 알려줘야 할 때 힘들죠. 전문적인 오케스트라인 경우, 이렇게 지휘자의 지시사항을 잊어버릴 경우 단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되어 페널티가 있겠지만, 청소년오케스트라는 전문 오케스트라와는 다릅니다. 그래서 똑같은 지시사항을 10번 이상 반복해서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 지휘자로서 어린 단원들을 이끌어가는 노하우는?
“저는 연습을 할 때, 한 타임을 초·중·고등학생들의 평균 수업시간에 맞추어 네 개의 수업으로 나누어서 진행합니다. 너무 짧지도, 너무 길지도 않아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죠. 또한, 연습의 시작과 종료시간도 똑같아야 합니다. 음악은 시간예술이기 때문이죠. 정확히 주어진 시간에 소리가 나와야만 진정한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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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청소년오케스트라 정경화 단장

정경화 단장 인터뷰
- 2011년, 처음엔 6명으로 시작한 오케스트라가 4년만에 160여 명의 거대한 오케스트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보통 창단연주를 2~3년이 지나서 하지만, 저희는 처음 6명의 단원을 시작으로 열심히 연습한 결과 6개월 만에 창단연주회를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성북청소년오케스트라가 홍보도 된 것이죠. 게다가 일반적으로 초등학교에는 학교 오케스트라가 많지만 중학교에는 별로 없어서, 중학생이 되는 아이들이 오케스트라를 찾아 여기로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성북구청의 넓은 연습실, 고려대학교와의 MOU 체결(KU 그린 음악제)과 같은 인프라들이 잘 구축되었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휘자님(유세종)의 훌륭한 리드로 좋은 연주가 탄생한 것이 한 몫 했다고 생각합니다.”

- 성북청소년오케스트라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저희 성북청소년오케스트라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대학교 2학년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청소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는 곳, 학교 등을 불문하고 합주가 가능할 정도의 연주실력이면 간단한 오디션을 통해 입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악기의 구성이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어 일반적인 청소년오케스트라에서는 흔히 접하기 어려운 호른·트럼본·트럼펫·튜바 등의 금관악기와 드럼·팀파니와 같은 타악기 파트까지 있어 더욱 참여의 기회가 넓습니다.”

- 성북청소년오케스트라의 최종적 목표는?
“아이들이 음악을 전공하고, 실력 있는 연주자가 되는 것 등은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곳에서 경험한 음악적 배려를 통해 나중에 사회에 진출해서도 적용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최종적 목표는 단원 아이들이 이곳에서의 사회생활 경험을 어른이 되어서도 적용시킬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성북청소년오케스트라는 장애인, 소년소녀 가장, 병원의 환자, 다문화 가정 등을 위한 재능기부를 비롯해 지역 사회와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환경 나눔 콘서트, 안중근 의사 의거 기념 평화음악회, 광복절 경복궁 행사 연주까지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함으로써 이 청소년오케스트라는 더 가치를 높여 나가고 있다. 또한, 2014년에는 국제구호기구 TIRO의 청소년 교향악단으로 임명되었고, 현재에도 계속해서 지역 주민, 소외계층,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오케스트라로 발전 중이다.

글=박재원·현오주, 사진=현오주(대일외고 1)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대일외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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