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 지방대의 힘…잇따라 노벨 과학상 수상자 배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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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상 자연과학 분야 일본 수상자 2명이 모두 지방 국립대 출신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생리의학상을 받은 오무라 사토시(大村智) 기타사토(北里)대 명예교수는 야마나시(山梨)대를, 물리학상의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도쿄대 교수는 사이타마(埼玉)대를 나왔다. 여기에 지난해 물리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도쿠시마(德島)대 출신이다. 3개 대학은 야마니시·사이타마·토쿠시마현을 대표하는 국립대이지만 국제적 지명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노벨상 자연과학 분야 일본인 수상자(미국 국적 포함) 21명은 모두 11개 국립대 출신이다. 이 가운데 교토(京都)대가 6명으로 가장 많고, 도쿄(東京)대(4명)와 나고야(名古屋)대(3명) 순이다. 도호쿠(東北)대, 홋카이도(北海道)대 나머지 8개대는 1명씩 배출했다. 일본 지방 국립대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립대 출신이 한 명도 없다는 점도 흥미롭다. 문부과학성 간부는 “지방대는 도쿄대나 교토대에 비해 성과를 요구하는 압박이 적고, 자유롭게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좋았던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니혼게이자이신문).

하지만 이들 3명이 다닐 때에 비해 현재 지방 국립대의 연구 환경은 열악해졌다. 정부의 운영비 교부금은 국립대 법인화 이후 최근 10년간 1300억엔 삭감됐고 입학자도 감소 추세다. 실제 올해 영국 타임스고등교육(THE) 발표 세계대학 순위에서 일본 국립대는 순위가 뒤로 한참 밀려났다. 시마다 신지(島田眞路) 야마나시대 학장은 “(오무라 교수 수상은) 지방대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말로 낭보”라며 “노력하면 노벨상도 수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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