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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차세대 유망주, 비리 혐의로 결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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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치 기반인 푸젠(福建)성의 쑤수린(蘇樹林·53) 성장이 비리 혐의로 낙마했다. 시 주석 취임 이후 현직 성장으로는 처음, 중앙위원(205명)으로는 7번째다.

중국 공산당의 사정·감찰 총괄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는 7일 밤 쑤 성장 겸 당위원회 부서기가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쑤는 지난 6월 비리 혐의로 무기 징역형을 받은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 이끌던 중국방(석유 업계 근무 경력이 있는 정치세력)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1983년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시의 다칭석유학원을 졸업한 뒤 다칭석유에서 16년을 근무했다. 1999년에는 다칭석유 관리국장으로 승진한 뒤 2000년대 초중반에는 중국석유 부총경리(부사장)와 다칭유전 사장까지 지내며 저우 전 상무위원과 인연을 쌓았다.

쑤는 '류링허우'(60後·60년대 출생자) 세대로 차기 중국 최고 지도부 진입을 노렸다. 동북지방(다칭)에서 잔뼈가 굵은 그의 별명은 동북 호랑이. 1962년 호랑이 해에 태어난 그가 동북지방 근무자 중 최고 지도부 진입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특히 그가 2011년 푸젠성 대리 성장에 임명되자 시진핑 시대 정치국원 진입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푸젠성은 시 주석이 17년간 근무한 곳으로 현재 당과 정부의 핵심 요직의 절반이 이 지역 출신이거나 시 주석과 같이 근무한 경력이 있다.

쑤는 저우 전 상무위원 낙마 이후 석유방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이 시작되자 저우를 공격하기도 했다. 지난 8월 그는 인민일보 기고를 통해 "저우와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의 공통점은 가정의 부패"라고 지적하고 "시 주석이 주도하는 부패척결에 앞장서겠다"고 맹세했다.

한편 동방일보(東方日報)는 7일 이달 중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 5중전회)를 앞두고 시 주석이 부패 관리들이 대거 퇴출시키고 자신의 측근들을 전면에 배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쑤 성장의 낙마가 시 주석 친정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막바지 사정작업이라는 얘기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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