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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대형 개발사업 '삐거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충북 청주 지역의 대형 개발사업들이 환경 및 문화재 보호 여론에 밀려 잇따라 제동이 걸렸다.

흥덕구 산남동 산남3택지개발지구의 경우 두꺼비 집단 서식지가 있는 데다 인쇄문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고려시대 원흥사 터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시민단체들이 개발계획의 전면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상당구 율량동 중원특급관광호텔 신축 부지에서는 구석기 추정 유물이 나와 지난 5일 공사가 중지됐다.

?산남3지구=청주지역 4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원흥이 방죽 두꺼비마을 생태문화보전 시민대책위'는 산남지구의 개발계획을 전면 수정할 것을 요구하며 '10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토지공사가 33만평 규모로 개발할 예정인 이 지역 북서쪽의 원흥이 방죽이 보기 드문 두꺼비 집단서식지여서 보존대책이 시급하고, 그 뒤편 구룡산 자락은 주춧돌과 탑받침 등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미뤄 고려시대 목판본 인쇄장소인 원흥사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대책위는 원흥사가 금속활자본 '직지'를 인쇄한 인근 흥덕사의 본찰이었을 것으로 보고 19일 인쇄문화 관련 세미나를 열어 원흥사지 시굴 및 발굴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실시계획 인가의 전면 유보를 도에 촉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토공은 원흥이 방죽 일대의 생태공원화를 위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한 상태이며 인근 원흥사터 추정장소에 대해선 최근 문화재청에 시굴조사 허가를 요청했다.

?중원호텔=토목공사 현장에서 석기시대 고토양층(古土壤層)과 석기유물 1점이 발견돼 문화재청의 공사중지명령이 내려졌다. 문화재청은 지난 9일 시굴조사 및 지질조사를 요구하는 공문을 사업자에 보냈다. 이에 대해 사업자측은 "유물이 어디서 났는지 우리로선 알 수 없다"며 13일 '공사중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법정공방이 쉽게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 데다 앞으로 시굴 및 발굴조사까지 해야 할 경우 상당 기간 공사차질이 예상된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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