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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AI 감염 가능성 나주 종오리 농장주 음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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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공급한 새끼 오리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항체 양성 판정이 나오자 농장 운영에 타격을 입을 것을 걱정하던 농장주가 음독을 시도했다.

5일 전남 나주시에 따르면 나주에서 종오리 농장을 운영 중인 A씨(51·여)가 지난 3일 오후 9시30분쯤 자신의 농장에서 제초제를 마시고 쓰러져 있는 것을 아들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을 거쳐 광주광역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현재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나주시는 설명했다.

종오리 1만500여 마리를 키우며 농가에 새끼 오리를 공급하는 A씨는 자신이 공급한 오리가 지난달 24일 AI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가 정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1주일 뒤인 지난 1일과 지난 2일 또 다른 농가 두 곳에 보낸 새끼 오리에서도 AI 항체 양성 판정이 나오자 크게 고민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 당국은 A씨 농장에서 공급한 새끼 오리가 AI 항체 양성 반응을 보인 점에서 종오리까지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검사를 추진했다. 그러나 A씨는 “차라리 예방적 살처분을 해달라”고 요구해왔다고 나주시는 전했다.

농장의 종오리가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뒤 매몰하면 예방적 살처분을 할 때보다 보상비가 20%가량 줄게 된다. 또 농장은 심각한 이미지 손상을 입는다.

나주시 관계자는 “A씨가 보상비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AI 발생 농장’이라는 낙인이 찍혀 농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걱정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주=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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