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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아직 봄이라 괜찮다? 식중독은 5월을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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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 식중독은 무더운 여름보다 오히려 봄기운이 완연한 5월에 더 기승을 부린다. 도시락에는 레몬즙이나 식초를 살짝 뿌려 잡균이 번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한 예방책이다. 사진은 교실에서 도시락을 먹는 학생들. [중앙포토]

5~9월은 식중독의 절정기다. 전체 식중독 사고의 3분의 2가 이 시기에 집중 발생한다. 특히 5월은 식중독 환자 수가 연중 가장 많은 달이다. 정부의 식중독 예보지수도 5월부터 나온다. 나들이할 기회가 많은데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로 방심하기 쉽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식중독 사고로 지난해 1만388명이 고통을 당했다. 공식 환자 수가 연간 1만 명을 넘기는 지난해가 처음. 그러나 가벼운 설사.배앓이를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어디 그뿐일까? 전문가들은 매년 수백만 명이 식중독을 경험한 것으로 추산한다.

*** 달걀 깬 손은 일단 조심

세균은 깨끗한 손을 혐오한다. 흐르는 수돗물에 손을 담근 뒤 비누로 잘 씻으면 손씻기 전 3500마리에 달하던 세균이 8마리로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조리할 때 달걀을 깬 손으로 무심코 다른 음식을 만지는 것은 곤란하다. 달걀 껍질엔 가장 흔한 식중독균인 살모넬라균이 묻어 있을 수 있다. 말린 고추의 표면에도 세균과 먼지가 많다. 이를 만진 뒤에도 손을 씻어야 한다. 또 손가락으로 여러 음식을 찍어서 맛을 보는 것은 이 음식의 식중독균을 저 음식에 옮겨주는 행위다.

*** 세균에 틈을 주지 말자

세균의 증식 속도는 일단 가속이 붙으면 제어가 안 될 정도로 빨라진다. 세균 한 마리가 두 마리로 늘어나는 데는 10분이 걸리지만 4시간이 지나면 1600만마리로 늘어난다. 이는 식중독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숫자다.

따라서 세균 수가 불어나기 전에 음식을 먹는 것이 상책이다. 남은 음식은 아까워도 눈 딱 감고 버려야 한다. 잘 상하지 않는 음식이라면 보관 용기에 담아 덮개를 덮어둔다. 공중에서 떨어지는 세균에 의한 오염을 막기 위해서다.

*** 꺼림칙한 생식은 피해야

세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열이다. 70도에서 2분가량 가열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따라서 식중독 예보지수가 계속 높아지거나 식중독 사고 소식이 들려오더라도 충분히 익히거나 끓여 먹기만 하면 안전하다. 설사 생선에 식중독균인 비브리오균이 오염돼 있더라도 가열하면 이 세균은 금세 죽는다. 중요한 것은 음식의 표면이 아닌 내부의 온도가 70도 이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 차게 보관하자

추우면 세균도 잔뜩 움츠러든다.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두면 장기간 부패하지 않는 것은 이래서다. 따라서 먹다 남은 음식은 냉장.냉동이 원칙이다. 특히 더운 날엔 조리한 음식을 일단 식힌 뒤 한 시간 안에 냉장고에 넣는 것이 기본이다. 또 냉장고.냉동고의 온도가 세균 증식을 억제하기에 충분한 온도(각각 4도.영하 18도)인지 확인해야 한다(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권훈정 교수).

*** 식중독 예보지수를 살피자

식의약청과 기상청이 공동 제공하는 식중독 예보지수가 다음달부터 식의약청 홈페이지(www.kfda.go.kr)에 발령된다. 조리한 음식을 실온에 보관할 경우 식중독 발생 가능성을 5~100으로 계량화한 것이다. 10 이하일 경우 9시간 안에만 먹으면 된다. 그러나 35~50(주의)이면 6시간 안에, 50~85(경고)면 4시간 안에 먹어야 한다. 86 이상(극히 주의)이면 조리 즉시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 달걀의 보관·조리법

▶살모넬라균(식중독균)이 묻어 있을 위험이 있다는 점을 의식한다.

▶포장에 표기된 유통기한을 꼭 확인한다.

▶구입 즉시 냉장고에 보관한다.

▶구입한 지 2주 내 먹는다.

▶살 때부터 깨져 있는 달걀은 먹지 않는다.

▶겉이 더러우면 깨끗한 마른 천이나 1회용 주방 타월로 닦은 뒤 깬다.

▶달걀 용기에는 다른 식품을 담지 않는다.

*** 식중독균과 원인 식품

▶살모넬라:국내에서 가장 흔히 발생. 계란.식육과 그 가공품.

▶장염비브리오:여름 바닷가 주변에서 발생. 생선회 등 해산물.어패류와 그 가공품.

▶황색 포도상구균:손톱.콧구멍.머리카락.상처난 손 등을 통해 식품에 오염되며 가장 잠복기가 짧다(빠르면 음식 섭취 뒤 30분 만에 발병). 김밥.도시락.떡.과자류와 그 가공품, 콩.

▶보툴리누스:치사율이 가장 높다. 식육.어류나 그 가공품. 생선의 내장을 제거하고 청결하게 하며, 구멍난 통조림을 구입하지 않는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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